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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인플레이션 9년 만에 최고…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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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물가, 집값,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인식이 우세한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은 당분간 계속 커질 전망이다. 향후 1년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를 넘어서면서 9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주택가격전망지수도 한 달 사이 10포인트 올랐다. 당분간 자본시장에서 호재를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출생아 수는 여전히 최저 기록을 새로 쓰며 장기 전망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기대인플레이션 3.1%… 9년 만에 최고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2년 4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2.9%)보다 0.2%포인트 오른 3.1%로 집계됐다. 2013년 4월(3.1%)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았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2월 2.0%를 기록한 후 15개월 연속 2%대를 유지해 오다 이달 들어 3%를 넘어섰다.

 

기대인플레이션은 향후 물가 상승에 대한 주관적 전망이지만 실제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한 경제지표다.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은 임금, 가격, 투자 결정 등에 반영되면서 실제 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개인은 임금 상승을 요구하고, 기업들은 임금 인상 부담으로 재화와 서비스 가격을 올리면서 다시 물가 상승을 초래하는 ‘인플레이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소비자 물가 체감상승률을 뜻하는 ‘물가인식’도 3.2%로 지난달보다 0.3%포인트 상승하면서 2013년 4월(3.2%) 이후 최고치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외식비와 유가 등 실제 체감할 수 있는 물가가 높은 수준으로 올랐고,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차질 등 공급 측면의 물가 상승요인 등을 뉴스로 자주 접하는 소비자들이 물가 상승률을 높게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등으로 금리수준전망지수(141)도 지난달보다 5포인트 오르면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6개월 후 금리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월(97)만 해도 100을 밑돌았던 주택가격전망지수(114)는 한 달 새 10포인트 높아졌다. 1년 뒤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의미다. 황 팀장은 “실제 주택 가격은 지역에 따라 상승과 하락이 엇갈리지만,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택가격전망지수가 큰 폭으로 올랐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확산세와 방역조치 완화 여부에 따라 냉탕과 온탕을 오갔던 소비심리는 점차 나아지고 있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8로 지난달보다 0.6포인트 올라 2개월째 상승세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세계적으로도 ‘고물가’ 추세가 뚜렷하고, 이대로면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이 재현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세계은행은 26일(현지시간) 발표한 상품 시장 전망 보고에서 식량·에너지 가격 상승이 향후 3년간 유지되면서 세계 경제가 1970년대 경험했던 스태그플레이션에 다시 직면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가격 상승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2020년 4월 이후 가격이 배 이상 치솟은 유럽의 천연가스다. 세계은행은 천연가스 가격이 내년과 2024년 하락하겠지만 지난해보다는 15%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도이체방크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천정부지의 물가 상승세를 잡으려면 기준금리를 5∼6%로 올려야 하며 이로 인해 내년에 상당한 경기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현재 연준은 경기에 영향을 주지 않는 중립 금리 수준인 2.5%가량으로 금리를 인상할 계획이지만, 이는 현재의 인플레이션을 잡기에는 상당히 부족하다고 도이체방크는 평가했다.

 

사진=연합뉴스

◆악재에 연일 내리막 걷는 자본시장

 

27일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가격은 1265.2원으로 마감됐다.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발언에도 이틀 연속 환율이 상승곡선을 그렸다. 환율 상승은 달러가 그만큼 한국에 없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달러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 유가증권시장(코스피·KOSPI)도 1% 이상 하락했다. 

 

한국 자본시장의 약세는 미국 증시의 영향 탓이 크다. 전날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8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95% 하락했다. 무엇보다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되는 것이 미국은 물론 한국 자본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국 증시 폭락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현재 매크로·실적 모두에서 대응하기 어려운 증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은 기정사실화됐지만 중국발 악재가 시장 불안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거시 지표를 신중하게 살피라고 주문한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가능성은 낮게 보았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통화에서 “경기 둔화의 사이클 중에서 전쟁이라든지 중국의 코로나 봉쇄 등의 ‘이벤트’가 발생하면서 과민반응하는 국면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이 극단적인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계속 쓸 수는 없고, 미국의 긴축도 시장이 받아들일 충격은 많이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전망에서 2400에서 2800 정도를 범위로 설정하고 있다”면서 “스태그플레이션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은 상정 안 해도 될 듯하다. 2분기가 지나가게 되면 물가는 변곡점을 형성하면서 내려가는 쪽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분명히 경제성장률은 하향 조정된 부분이 있지만, 미국의 고용시장이 굉장히 강한 상태”라며 “스태그플레이션은 아직까지는 아닐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확실성이 높고 변수가 많은 만큼 당분간 신중한 형태의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현재의 경기 둔화가 장기 침체로 갈지, 반등으로 이어질지 아직은 예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실물경제는 확장보다는 침체 쪽으로 접근하고 있어 주식 등과 같은 위험자산은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고 그런 부분이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며 ”현재 시장은 다음을 위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자연스럽게 보수적인 전략이 현재로서는 좀 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대준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나 미국의 긴축, 중국의 ‘제로 코로나’ 등이 우려 요인으로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해소되기 전에는 당분간은 약세심리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2월 출생아 약 2만명… 자연인구 28개월째 감소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출생아 수는 2만654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74명(3.2%) 감소했다. 2월 기준으로 역대 최저치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출생률도 5.2명으로 동월 기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았다.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부터 75개월째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2월 사망자 수는 2만9189명으로 1년 전보다 5394명(22.7%) 증가했다. 통계 작성 이래 동월 기준 역대 최대치다. 2월 사망자 수 증가율(22.7%)은 같은 달은 물론 1∼12월 월간 통계를 통틀어 역대 가장 높았다. 인구 고령화에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사망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2월 코로나19 확진자 수 추이를 보면 오미크론 확산의 영향으로 사망자 수가 늘어난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생아 수는 감소하는데 사망자 수는 급증하면서 2월 자연증가분(출생아-사망자)은 –8535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2월 자연증가분이 –2467명였던 점을 고려하면 1년 새 6000명 이상 자연감소가 확대된 셈이다. 사망자가 출생아 수보다 많은 현상은 2019년 11월부터 28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혼인건수는 1만5308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336건(2.2%) 증가했다. 지난해 5월부터 혼인건수가 감소세를 보였지만 10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통계청은 지난해 2월 혼인건수가 21.6%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이 원인이라며 혼인건수가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월 혼인 건수는 같은 달 기준 역대 두 번째로 적었다. 지난해 2월(1만4972건)이 역대 최소 기록이었고, 앞서 재작년 2월에는 1만9103건의 혼인이 있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인구 고령화가 이어지고 주택매매·입주예정 물량이 줄어들면서 지난달 국내 인구이동이 4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3월 국내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이동자 수는 58만7000명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73만5000명)과 비교하면 20.1% 감소한 수준으로, 지난해 1월 이후 15개월째 전년 동월 대비 감소를 기록 중이다. 통계청은 중장기적인 인구 고령화 추세와 3월 주택 매매 및 입주 예정 아파트 물량 감소 등이 인구이동 감소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동이 상대적으로 잦은 20·30대 인구 비중이 줄고 한곳에서 머무르는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 비중이 늘면서 인구이동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SK, 현대차 제치고 재계 2위 등극

 

반도체 매출 증가 등에 힘입어 SK가 현대자동차를 제치고 자산총액 기준 기업집단 2위로 올라섰다. 상위 5개 기업집단의 순위가 바뀐 건 12년 만이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가상자산 업체 중 처음으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상출제한집단)으로 지정돼 경쟁당국의 규제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7일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자료에 따르면 SK의 자산총액은 291조9690억원으로 집계돼 삼성(483조9190억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기존 2위였던 현대차는 자산총액 257조8450억원으로 나타나 3위로 밀려났다. 상위 5개 기업집단(삼성·SK·현대차·LG·롯데)의 순위가 바뀐 건 2010년 이후 12년 만이다.

 

SK는 반도체 매출의 증가,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등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자산이 20조9000억원 늘고, SK온·SK어스온·SK멀티유틸리티 분할 설립(7조9000억원)과 석유 사업 환경 개선에 따른 SK이노베이션 등의 자산 증가(6조2000억원)에 힘입어 순위가 상승했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76개)과 10조원 이상인 상출제한집단(47개)은 지난해 대비 각각 5개, 7개 증가했다. 대기업집단에는 두나무, 크래프톤, 보성, KG, 일진, OK금융그룹, 신영, 농심이 새로 포함됐다. 상출제한집단에는 중흥건설, HMM, 태영, OCI, 두나무, 세아, 한국타이어, 이랜드가 신규 지정됐다. 이는 내달 1일자로 적용된다.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시의무 및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이 금지되고, 상출제한집단은 여기에 더해 상호출자·순환출자·채무보증 금지 등의 규제를 받게 된다.

 

두나무는 가상화폐 열풍으로 자산총액이 10조8225억원으로 늘면서 가상자산 거래 주력 집단 중 최초로 상출제한집단에 포함됐다. 공정위는 두나무가 금융·보험업이 아닌 정보서비스업 내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으로 분류돼 고객예치금 5조8120억원도 자산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고객 예치금은 두나무의 통제 하에 있고 그로부터 경제적 효익을 두나무가 얻고 있어 자산으로 편입해야 한다는 것이 공정위 판단”이라면서 “상출제한집단으로 지정되더라도 채무 보증이나 순환출자가 없어 현재로선 사업 운영에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을 (두나무가) 공정위에 표명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도 대기업집단 자산총액은 전년 대비 281조3000억원 증가한 2617조7000억원으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경영실적이 개선됐다. 당기순이익은 삼성(19조5000억원), SK(8조6000억원) 순으로 많았다. IT기업들의 성장세도 계속됐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기업공개(IPO)로 공모자금이 유입되면서 자산총액이 지난해 19조9520억원에서 올해 32조2160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기업순위가 18위에서 15위로 상승했다. 네이버도 서치 플랫폼 등 영업활동 이익잉여금 증가로 올해 자산총액이 19조2200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27위에서 올해 22위로 올라섰다. 해운 수요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으로 HMM은 자산총액이 1년 새 8조7890억원(48위)에서 17조7670억원(25위)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쿠팡은 미국 국적인 김범석 의장이 동일인(총수) 지정을 피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총수 없는 기업 집단’으로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