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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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집무실 이전, 꼭 해야 하나. 하필이면 국방부 청사”

“안보 엄중해지는 시기에 합참·외교부 공관 연쇄 이전이 맞나”
“국가 백년대계를 토론 없이 밀어 붙이면서 소통이라니 모순”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 사안을 두고 “꼭 해야 하나”라고 말하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퇴임을 앞둔 문 대통령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반대하는 마지막 국민청원 2건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29일 문 대통령은 우선 “(윤 당선인이) 원래 공약했던 광화문 이전이 어렵다면, 그런데도 많은 비용을 들여 광화문이 아닌 다른 곳으로 꼭 이전을 해야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이전을 한다고 해도 국방부 청사가 가장 적절한 곳인지, 안보가 엄중해지는 시기에 국방부와 합참, 외교부 장관 공관 등을 연쇄 이전시키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가의 백년대계를 토론 없이 밀어붙이면서 소통을 위한 것이라고 하니 무척 모순적이라고 느껴진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차기 정부가 꼭 고집한다면 물러나는 정부로서는 혼란을 더 키울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 정부는 무엇보다도 집무실 이전 과정에서 안보 공백과 경호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 양해를 구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초대 이승만 대통령부터 곧 물러나게 될 저까지 역대 대통령은 모두 공과 과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방 이후 우리 역사를 총체적으로 평가하면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성공한 나라라는 평가를 받는다”며 “우리나라 성공의 역사를 단절시키지 않고 축적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청와대가 한때 구중궁궐이라는 말을 들었던 때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계속해서 개방이 확대되고 열린 청와대로 나아가는 역사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에서도 청와대 앞길이 개방됐고 인왕산 북악산이 전면 개방됐다. 많은 국민이 청와대 경내를 관람했다. 코로나가 없었다면 더 많은 개방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JTBC 전 앵커 손석희씨와의 대담에서도 해당 사안에 대해 “개인적으로 저는 별로 마땅치 않게 생각된다”며 “집무실을 옮기는 것은 국가의 백년대계인데 어디가 적절한지 등을 두고 여론 수렴도 해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 우리의 안보 위기가 가장 고조되는 정권 교체기에 ‘3월말까지 국방부나가라, 방 빼라‘, ‘우리는 5월 10일 부터 업무 시작하겠다’ 이런 식의 일 추진이 저는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