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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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동현 “文에 마지막 호소… ‘검수완박’ 거부권 행사해야”

“입법절차 졸속과 부조리, 말로 표현하기 부족
로스쿨 학생들과 변시 준비생에게 부끄럽다”
석동현 전 검사장. 세계일보 자료사진

석동현 전 검사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40년 지기인 석 전 검사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에 대한, 정말 마지막 호소’라며 “사면보다 중요한 국가의 백년대계 중 하나인 국가 형사사법체계의 안정을 중시하여 먼저 ‘검수완박’ 법안에 직접 거부권을 행사하시거나, 아니면 후임 대통령에게 그 거부권 행사 판단권한을 넘겨주실 것을 마지막으로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석 전 검사장은 “며칠 전 방송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 추진에 대해 (문 대통령은)‘국가의 백년대계를 토론 없이 밀어붙이면서 소통을 위한 것이라고 하니 무척 모순적’이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라며 “솔직히 정말 어이없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런 비판 때문에 같은 시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아무런 토론도 없이 온갖 편법으로 밀어붙이고 있던, 진짜 백년대계와 관련되는 ‘검수완박’ 추진을 조금이라도 고민 또는 주저하지 않을까 봐 정말 실낱같은 기대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그런 기대는 역시 꽝이었고 어제 국회는 민주당의 회기 쪼개기로 검찰청법 제4조의 검사수사권을 몇 달 내 완전히 박탈하기로 하는 검찰청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라며 “내용도 틀렸지만 입법절차면에서 이런 졸속과 부조리는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부족하다. 전국의 로스쿨 학생들과 변호사 시험 준비생들에게 부끄럽다는 생각도 했다”고 지적했다. 

 

석 전 검사장은 또 “다만 검사 출신의 법조인이자 일반시민 중 한 사람으로서, 이번 ‘검수완박’으로 인해 사회의 큰 범죄자들이나 사기꾼들이 검사가 제대로 관여할 수 없는 범죄수사제도를 더는 겁내지도, 걱정하지도 않을까 봐. 그래서 선량한 시민들이 형사적 피해를 당할 때 가슴만 움켜쥐는 부조리가 일상이 될까 봐 심히 염려되고, 또 그것을 다시 바로 잡는 날이 언제 다시 올까를 걱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