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 때 이르게 닥친 폭염으로 밀농사에 악재가 발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 밀 공급 위기가 우려되는 만큼, 인도는 올해 밀수출을 늘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생산량 감소가 예상돼 국내 수요를 충당하기도 힘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P통신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비정상적으로 이른 더위로 인해 인도 밀 수확량 감소가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인도의 밀 수확 시기는 3∼5월로, 이 시기 밀은 온도에 민감하다. 농부들은 밀을 주로 더워지기 전 시원한 봄철에 수확한다.
그러나 뉴델리 등 다수 도시가 지난 3월부터 인도 역사상 가장 이른 더위를 겪고 있다. 인도 중부에 있는 도시 라지가르는 지난달 26일 낮 최고기온이 46.5도까지 올랐다. 이 밖에 9개 도시도 최고기온이 45도를 넘어섰다. 영국 의학전문지 ‘란셋’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인도가 극심한 더위에 노출될 취약성은 1990년 대비 15% 증가했다. 인도는 브라질과 함께 폭염과 연관된 사망률이 가장 높은 나라기도 하다.
수확철인 봄을 놓치고 더위가 이어지며 잘 익었던 밀알은 시들어가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인도 최대 곡창지대로 꼽히는 펀자브주의 올해 수확량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지 농업정책 전문가인 데빈더 샤르마는 수확량이 25%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주도 사정은 비슷하다. 그는 올해 정부 구입량이 전체적으로 지난해(4300만t)의 20~50%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인도는 밀 생산량만 따지면 세계 2위에 이른다. 이 중 국내 소비가 많아 수출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올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전쟁이 발발하며 세계 밀 시장에 위기가 닥치자 인도는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새로운 수출 활로를 찾을 계획이었다.
밀 생산 감소가 우려되면서 인도는 자국 수요를 맞추기도 불투명해졌다. 인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비축해둔 밀을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약 8억명의 취약계층에게 무상으로 나눠줬고 해당 정책을 오는 9월까지 유지할 방침이다. AP통신은 인도 외에도 중국 등에서 밀농사 흉작이 우려되면서 밀 공급 부족을 상쇄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