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야외 착용 의무가 해제된 첫날인 2일 서울 도심 곳곳으로 출근하는 시민 중 마스크를 벗은 사람은 드물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다수 사람은 "마스크가 너무 익숙하고 벗는 게 불편하다" "눈치가 보인다" 등 이유로 마스크를 착용했다.
오전 9시께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과 영등포구 여의도 등 도심에서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100명에 1명꼴로 '노마스크' 한 사람을 볼 수 있었지만 흡연하거나 음료를 마시려고 잠시 벗었을 뿐이다.
지하철과 버스에 탄 사람들은 물론, 타려고 대기하는 사람들도 하나같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여의도를 지나가는 지선버스 기사 안모(56)씨는 "오늘이 마스크 해제 첫날인데 손님들이 버스 탈 때는 다들 마스크 꼼꼼하게 쓰고 탔다. 안 쓰고 탄 손님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셔틀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대학생 윤희란(21)씨는 "지하철도 타고 강의실도 가야 하니 마스크를 쓰고 있다"며 "실외라고 벗으려니 번거롭다"고 했다.
여의도공원에서도 산책과 운동을 하는 사람 중 마스크를 벗은 이들은 보기 어려웠다. 조깅을 하던 강현두(77)씨는 "(마스크 착용 해제는) 시기상조"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인구 대비 감염자 비율은 아직 매우 높은데 벌써 실외 마스크를 해제하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남을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당분간은 쓰는 게 맞는 것 같다. 운동 중이지만 불편하지 않고, 다른 일을 볼 때도 이젠 익숙해져 괜찮다"고 말했다.
반면 마스크를 벗고 가족들과 운동을 하던 박모(38)씨는 "벗으니 편하다. 안 그래도 조금 있으면 여름인데 밖에서 벗을 수 있으니 좋다"며 "사실 예전부터 왜 밖에서 마스크를 쓰게 하는지 의문이었다. 이미 해외에서는 밖에서 벗을 수 있게 하는 곳 많지 않냐"라고 말했다.
송파구 문정동에서 출근 중 만난 박현아(31)씨도 "마스크를 벗으니 개운하다. 사람들이 별로 벗지 않았는데, 아직 사람들이 좀 적응이 안 돼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은 채 실내로 들어오려는 손님과 실랑이를 해야 할까 봐 가슴을 졸였던 택시기사와 카페 아르바이트생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택시기사 이효신(63)씨는 "젊은 사람들도 다 마스크를 쓰고 있고 벗는 건 시기상조라고들 생각하는 것 같다"며 "만약 손님이 안 쓰면 아직은 아니라 말하고 택시에 일회용 마스크 있어서 주면서 쓰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자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근무하는 박모(20)씨는 "실내 공간이다 보니 손님들 모두 마스크를 쓰고 들어온다. 착각하는 분도 없었다"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밖에서 마스크를 벗고 걸었더니 사람들이 다 쳐다봐서 민망했다'는 경험담이 다수 올라왔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던 2020년 10월 도입됐다. 정부는 실내 다중이용시설에서는 예외 없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실외에서도 사람 간 2m 거리두기가 안 되는 경우라면 반드시 쓰도록 했으나, 566일 만인 이날 실외 관련 착용 의무화 규제는 대부분 해제됐다.
다만 50인 이상이 모이는 집회나 관람객 수가 50명이 넘는 공연·스포츠 경기 등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