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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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인리발전소 흰 연기, 미세먼지 유발”

중부발전 “친환경… 인체무해” 홍보
환경단체는 “질소산화물 222t 뿜어
서울 주요 소각장보다 많아” 주장
당국 느슨한 배출 규제 개선 촉구
서울 마포구 당인리발전소 굴뚝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당인리발전소(서울복합화력발전소)의 흰 연기는 수증기가 아닙니다.”

 

기후솔루션·당인리발전소공해문제주민대책위원회·서울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이 4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소재 당인리발전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인리발전소는 2020년 기준으로 질소산화물(NOx)을 222t이나 배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질소산화물은 호흡기 질환·미세먼지 유발 물질이다. 당인리발전소의 배출량은 서울 주요 소각장 3곳 배출량보다 많은 양이다. 

 

발전사인 한국중부발전은 그간 당인리발전소의 흰 연기에 대해 인체에 무해하다고 홍보해왔다. 환경단체가 내놓은 2020년 질소산화물 배출량 수치는 정보공개청구 절차를 통해 확인한 것이다. 

 

이들은 “한국중부발전이 당인리발전소를 ‘친환경 주민친화형 발전소’라고 홍보하며 대기오염 피해를 축소하고 있다”며 “발전사와 지자체의 미온적 태도로 주민 우려와 피해를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중부발전은 질소산화물과 다른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인리발전소 같은 LNG발전소는 질소산화물뿐 아니라 일산화탄소(CO), 총탄화수소(THC) 등도 다량 방출한다. 

 

인구가 밀집한 서울 한복판에서 당인리발전소가 유해물질을 배출할 수 있는 건 느슨한 규제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인리발전소 같은 LNG발전소는 정상 가동 중에는 질소산화물 배출이 적지만 가동 초기에는 불완전 연소로 인해 배출량이 많다.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은 이 같은 특징을 고려해 LNG발전소에 대해 가동 개시·재가동 5시간과 가동 중지 2시간 동안 허용기준을 초과해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규리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LNG발전소는 첨두부하(기저부하 외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최대 부하)를 맡기 때문에 전력수요가 많은 낮 시간대에 껐다 켰다 하며 운영돼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많다”며 “정작 이런 오염물질 배출을 제한해야 할 규정은 예외조항을 둬 배출량 증가를 방치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당인리발전소는 1930년 국내 첫 석탄발전소로 가동을 시작한 뒤 2013년 LNG발전소로 전환하기 위한 공사에 들어가 2019년 11월 발전을 재개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