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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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아솔 vs 남의철 ‘복싱 이벤트’…MMA 대결로 이어질까

10년 라이벌 ‘악동’ 권아솔(36)과 ‘불도저’ 남의철(41)이 드디어 맞붙는다.

 

로드FC는 남의철과 권아솔이 오는 14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리는 로드FC 060 대회에서 85㎏ 계약 체중으로 3분 3라운드 복싱경기를 갖는다고 6일 밝혔다. 이번 경기는 정식 복싱매치가 아닌 이벤트성 경기다. 두 선수는 오픈핑거가 아닌 복싱글러브를 착용한 채 경기에 나선다. 

 

앞서 권아솔은 설영호와 복싱경기를 치르려고 했는데, 설영호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상대가 정해지지 않았다. 이때 남의철이 등장했다. 우리나라 격투기 라이트급(70kg) 최고 라이벌인 두 선수 이벤트 경기는 이렇게 결정됐다.

 

남의철은 29전 20승1무8패를 기록 중인 국내 라이트급 대표 파이터다. 2006년 스피릿MC 벨트를 둘렀고 2013년에는 로드FC 라이트급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며 챔피언에 올랐다. 해외무대 진출을 놓고 고민하던 남의철은 한국격투기 발전을 위한 선택이라며 옥타곤(UFC 경기장인 팔각형 케이지) 진출을 선언했고, UFC에서 1승(2패)을 거두고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남의철이 UFC에 진출하면서 생긴 챔피언 자리는 권아솔이 차지했다. 21승11패를 기록 중인 권아솔은 2014년 쿠메 다카스케를 꺾고 남의철에 이어 로드FC 2대 라이트급 챔피언이 됐다. 2015년엔 자신에게 두 번의 패배를 안겨준 이광희를 꺾으며 복수에 성공했고, 2016년에는 사사키 신지까지 물리치고 타이틀을 지켜냈다.

 

두 선수 모두 로드FC가 아끼는 파이터다. ‘미스터 로드FC’로도 불렸던 남의철은 챔피언 자리에 오른 뒤 UFC 오퍼 사실을 밝히며 ‘단체 발전과 한국격투기를 위해 UFC에 진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로드FC가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었지만 정문홍 로드FC 회장이 선수 미래를 위해 UFC 진출을 권유했다.

 

남의철이 떠나자 로드FC에 권아솔 시대가 찾아 왔다. 거친 입담과 도발로 권아솔은 대중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 로드FC가 100만달러 상금을 걸고 ‘권아솔에게 도전하라’는 의미의 ‘로드 투 아솔’ 대회를 개최할 정도로 단체는 권아솔에 공을 들였다. 

 

밖에서 보이는 둘 사이는 좋지 않아 보인다. 상반된 성향 탓인 듯하다. 권아솔은 대표적인 트래쉬토커로 꼽힌다. 최홍만을 향해 글러브를 집어 던지며 한판 붙자고 소리를 치는가 하면, 한국을 찾은 UFC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에게 나와 싸우자고 도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행동이 격투기 흥행을 위한 행동이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팬들의 호불호는 강하게 엇갈리고 있다.

 

반면 남의철은 차분한 성격이다. 상대를 존중하며 모든 것을 경기장에서 쏟아붓는 스타일이다. 권아솔이 가진 재능을 인정하면서도 품위 없는 말과 행동을 이를 스스로 갉아먹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라이벌로 꼽히는 두 선수는 경기장 밖에서 서로 ‘한 판 붙자’며 설전을 벌였지만 한 번도 주먹을 맞대지 못했다. 권아솔과 남의철은 2011년 7월 로드FC 3회 대회와 같은 해 12월 개최된 5회 대회에서 싸울 예정이었지만 부상으로 권아솔이 두 대회 모두 출전하지 못하면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벤트 매치 이후 이 둘이 종합격투기(MMA) 룰로 싸워보자고 서로를 도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0년 간 서로를 향해 으르렁거렸던 두 종합격투가가 복싱 한 종목 결과에 만족할 가능성은 작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이벤트 경기가 이 둘의 MMA 매치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