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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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부산, 개막 앞두고 대표 해고… 당사자 “일방적 조치”

전문가로 영입됐던 변원경 대표
“아트부산 개인 소유 아냐”
변원경 아트부산 대표가 지난 4월 4일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뉴시스

상반기 최대 고급 아트페어인 ‘2022아트부산’이 개막을 닷새 앞둔 시점에 돌연 대표 해임을 알리는 공지문을 배포했다. 당사자는 통지 없이 이뤄진 일방적 조치라는 입장이다.

 

아트부산 주최·주관 주체인 사단법인 아트쇼부산 측은 7일 오후 9시쯤 ‘중요 공지’라는 안내와 함께 보낸 전자우편에서 “변원경 대표가 아트부산의 대표로서 진행하고 추진한 여러 업무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후, 행사 조직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포함한 주요 관계자들과 긴급 회의를 소집하였고, 아트부산은 더 이상 변원경 대표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손영희 이사장 명의의 해당 글은 “현 시점부터 변원경 대표는 아트부산 페어를 포함하여 (사)아트쇼부산와의 모든 계약관계가 즉시 해지됨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5월 12일부터 4일간 진행되는 아트부산 2022 관련하여 아트부산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페어 관련 어떠한 권한도 보유하고 있지 않음을 명확히 안내드린다”고 덧붙였다.

 

또한 “행사 개최가 임박한 시점에 이러한 소식을 전하게 되어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저를 비롯한 아트부산 팀에서는 흔들림 없이 또 한번의 성공적인 페어 개최를 통해 한국 미술시장 저변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임 사유와 관련, 한글로 된 공지에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으나 영문 버전의 공지에는 “아트 부산의 이익에 반하는 활동과 관련한 사실을 확인했다(We have confirmed the facts regarding Wonkyung’s past activities against the direct interest of Art Busan)”고 적시했다.

 

당사자인 변 대표는 “그러한 사실이 발견됐다는 통보를 받은 적이 없으며, 모든 활동은 적법하고 성실하게 진행했다”고 밝혔다. 해임 결정 역시 직접 통보 받은 바 없고 배포된 공지를 통해 알게 됐다고 밝혔다.

 

변 대표는 “어제도 현장에서 일을 했고, 저녁에 손 이사장 내외와 거취 관련 대화가 있었다”며 “‘행사 종료 후 입장표명과 함께 정리하겠다’고 했고 ‘알겠다’는 대답을 들었는데 두어시간 후 해임 공지가 국내외 참여 갤러리들에게 전달됐다”고 했다.

 

변 대표는 공식 입장문에서 “행사를 불과 며칠 앞두고 불미스러운 상황이 벌어진 것에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최근 이어진 손영희 이사장과의 감정적 불화는 행사홍보를 위한 홍보활동 중 저의 개별 인터뷰가 기사화된 것이 발단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행사 직전에 대표이사 해임이라는 일방적 통보는 아트부산이라는 아트페어를 개인 소유로 생각하기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트부산은 2012년 시작됐으며 매년 봄 부산에서 열리는 고급 아트페어로 입지를 다져왔다. 2020년 12월 아트부산 대표이사로 해외에서 활동해온 변원경 씨를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했다. 대표와 이사장을 겸하고 있던 손영희 씨가 이사장을, 변원경 씨가 대표이사를 맡아 처음으로 치른 지난해 아트페어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문성이 강화되고 역대 최고인 350억원 매출을 달성하며 주목을 받았다.

 

아트부산은 아트쇼부산 측의 미술품 판매 사업이나 아트페어 개최에 따른 지역사회 관광 수익 창출, 미술 진흥 등의 성격을 고려해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부산관광공사, 부산시 등의 후원을 받는 공공적 성격도 갖고 있다.

 

변 대표는 지난달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600억원 매출, 관광객 10만명을 전망한 바 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