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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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퇴근길 지킨 구름인파…밝게 웃은 文 “다시 출마할까요?” “네” 화답

청와대 주변 수천 명 운집…文대통령 상징 파란색 가득
‘지난 5년 행복’, ‘세상 끝까지 only 문재인’ 응원 피켓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 9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퇴근길 마중 나온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9일 공식 업무를 끝으로 5년 간의 임기를 모두 마친 채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퇴근길에 구름인파가 몰렸다.

 

청와대 주변은 시계를 마치 5년 전 대선 유세 시점으로 거꾸로 돌려놓은 듯 발디딜 틈 없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을 연호하는 수 천명의 함성 속에 외롭지 않은 퇴근 순간을 보냈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후 6시 공식 업무 종료 후 참모진들의 배웅을 받으며 청와대 정문을 걸어서 나왔다. 700여명의 청와대 직원들은 문 대통령 부부에게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문재인”을 연호하는 것으로 마지막 퇴근길에 힘을 보탰다. 청와대 장기 근무자 2명이 대표로 문 대통령 부부에게 꽃다발을 선물했다.

 

정문 앞에서 분수대까지 이어지는 200여m 남짓된 구간에는 문 대통령 부부의 퇴근을 기다리는 수천 명의 인파가 자리하고 있었다.

 

아이돌 그룹의 응원을 연상케 하듯 파란색과 흰색의 풍선이 넘실 거렸다. 문 대통령은 짙은 회색 정장에 흰색 셔츠, 파란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김 여사는 순백색의 치마 정장을 택했다. 지지자들이 택한 풍선 색깔과 조화를 이뤘다.

 

시민들은 ‘지난 5년 행복했습니다’,‘함께한 1826일, 잊지못할 43824시간’, ‘넌 나의 영원한 슈퍼스타’, ‘세상 끝까지 only 문재인’ 등 저마다의 응원 피켓을 들고 문 대통령 부부를 연호했다.

 

일반 시민 중에는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함께 있었다.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어렵게 사랑채 분수대 앞에 마련된 연단에 오른 문 대통령은 고무된 표정으로 “여러분 고맙습니다. 다시 출마할까요?”라고 물었다. 시민들은 “네”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 일하는 동안 첫 퇴근인데, 동시에 마지막 퇴근이 됐다”며 “하루 근무를 마치는 퇴근이 아니라 5년 근무를 마치는 퇴근이 됐다. 마지막 퇴근을 하고 나니 정말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것 같아서 홀가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저의 퇴근을 축하해 주니 저는 정말 행복하다”면서 “앞으로 제 아내와 전임 대통령으로 ‘정말 보기 좋구나’ 하는 소리 들을 수 있도록 잘 살아보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시민들을 향해 “여러분, 성공한 대통령이었습니까”라고 물었고, 지지자들은 “네”라는 함성과 박수로 화답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성공한 전임 대통령이 되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함께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여러분 덕분에 행복했다”며 “사랑합니다”라고 했다.

 

문 대통령 부부의 퇴임 소회가 마무리된 뒤에는 어린 학생들이 무대위로 올라와 문 대통령에게 케이크를 선물했다. 케이크에는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김 여사에게는 꽃다발을 선물했다.

 

5년 임기를 마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9일 오후 청와대를 나서며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이날 김정숙 여사도 지지자들 앞에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문 대통령과 함께 무대에 오른 김정숙 여사는 “김정숙 여사의 인사말을 들어볼까요?”라며 김정숙을 연호한 문 대통령의 마이크를 건네받으며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며 인사를 전했다.

 

이어 “대통령님과 함께, 우리나라의 발전과 세계 속에서 우뚝 서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시는 여러분이 함께 있어서 영광이었다”며 “가정에 평화와 어린아이들이 정말로 행복하게 뛰어놀 수 있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그런 나라를 위해 노력해달라, 저도 양산에 가서 노력하겠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