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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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맨’ 요키치, 2시즌 연속 NBA 정규리그 MVP 영예

세르비아 출신 ‘성공신화’

무명선수서 최고 스타로 ‘우뚝’
2시즌 연속 수상은 역대 13번째
이번 시즌 74경기서 평균 27득점
2000득점·1000리바운드·500AS
NBA 역사상 한 시즌 최초 달성
패스·외곽슛 능력 겸비 만능선수
덴버 니콜라 요키치가 2년 연속 2021∼2022 NBA 정규리그 MVP에 선정됐다고 9일 미국 ESPN이 보도했다. 요키치는 이번 시즌 역대 최초로 단일 시즌 2000득점, 1000리바운드, 500어시스트를 동시에 달성했다. 요키치 인스타그램 캡처

2014년 만 20세도 안 된 세르비아 출신 어린 선수가 미국프로농구(NBA) 신인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11㎝의 큰 키를 가졌지만 통통한 체구에 느린 발을 가진 이 동유럽 선수를 주목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드래프트 당일 덴버 너기츠에 2라운드 11번, 전체 41순위에 그가 지명되는 순간 생중계하던 방송국은 광고를 내보내고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2015∼2016시즌 데뷔한 이 무명선수는 이제 NBA 최고 스타가 됐다. 바로 니콜라 요키치(27)다. 미국 ESPN은 10일 이번 주 중으로 예정된 NBA 사무국 공식발표에 앞서 요키치가 조엘 엠비드(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 야니스 아데토쿤보(밀워키 벅스)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2021∼2022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요키치의 2년 연속 수상이다. NBA에서 2년 연속 정규리그 MVP 수상은 요키치가 역대 13번째다. 빌 러셀, 윌트 체임벌린, 카림 압둘 자바, 모지스 멀론, 래리 버드, 매직 존슨, 마이클 조던, 팀 덩컨, 스티브 내시, 르브론 제임스, 스테픈 커리, 아데토쿤보 등 전설적 농구 스타가 요키치에 앞서 2년 연속 MVP를 수상한 바 있다. 2회 이상 MVP 수상 기록으로는 요키치가 15번째다. 또한 2018∼2019시즌부터 2년 연속 수상한 그리스 출신 아데토쿤보에 이어 4년 연속 유럽 선수가 NBA MVP에 오르게 됐다.

요키치는 이번 시즌 74경기에 나서 평균 33분30초를 뛰면서 27.1득점, 13.8리바운드, 7.9어시스트, 야투 성공률 58.3%를 기록했다. 특히 2004득점, 1019리바운드, 584어시스트를 올려 역대 NBA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에 2000점-1000리바운드-500어시스트를 달성한 선수기도 하다.

요키치는 센터면서도 뛰어난 패스 능력과 함께 외곽슛 능력까지 겸비한 만능선수다. 덴버에서 그는 전통적인 센터가 아닌 경기를 이끄는 포인트 가드 역할을 할 때가 많아 ‘포인트 센터’로도 불린다. 외곽에서 볼을 배급하다 수비가 떨어지면 3점슛을 던지고, 페인트존에 들어가면 센터처럼 골밑 득점과 리바운드를 걷어 낸다. 물론 자신에게 수비가 몰리면 마치 눈이 뒤에 달린 듯 수비 없이 비어 있는 선수를 귀신처럼 찾아내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 준다. 빅맨의 약점이라는 자유투마저도 80%가 넘는 성공률을 자랑해 쉽게 그를 상대로 파울 작전을 펼칠 수도 없다. 이번 시즌에만 트리플더블을 19차례나 기록한 것이 요키치의 다재다능함을 보여 준다.

유일한 단점은 부족한 스피드와 민첩성으로 인해 파울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다는 것이다. 또 하나 아쉬운 것은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는 점이다. 덴버는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1승4패로 탈락했다. 역대 2회 연속 MVP 수상자 중 챔피언 반지가 없는 이는 은퇴한 내시와 요키치뿐이다.

그래도 요키치는 올해 MVP 수상으로 돈방석에 앉게 될 기회를 얻었다. ESPN에 따르면, 요키치는 이번 오프시즌 NBA 역사상 최대인 5년 2억6000만달러(약 331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계약을 따낼 수 있다. 연간 5200만달러(약 662억원) 규모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