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된 지 불과 38일 만에 아내를 흉기로 살해한 40대 남성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A씨(45)는 지난해 11월4일 오후 5시쯤 제주시에 있는 주거지에서 집 안에 있던 흉기로 아내인 피해자 B씨를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술에 취해 있었던 A씨는 B씨가 자신의 늦은 귀가 등을 문제삼으며 타박하자 화가 나 부엌에 있던 흉기로 B씨를 위협하던 중 현관으로 피신한 B씨가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며 구조를 요청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범행은 A씨가 같은 해 9월28일 B씨를 폭행·협박한 죄로 제주지법 형사1단독(당시 심병직 부장판사)으로부터 징역 1년6개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지 불과 38일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에 원심 재판부인 제주지법 제2형사부(당시 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지난 2월17일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고, 이에 A씨는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로, 검찰은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는 취지로 각각 항소했다.
이 사건에 대해 제주지방검찰청은 11일 오전 광주고등법원 제주 제1형사부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돼 원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A씨(45)에게 원심 때와 같은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배우자인 피해자를 흉기로 잔인하게 찔러 살해했다”며 “피고인이 피해자를 상대로 수차례 가정폭력을 일삼다가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을 고려하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 측으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한 데다 피해자 측과 합의하지도 못한 점 등을 감안하면 원심의 형은 지나치게 가벼워 부당하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A씨 변호인은 최후 진술에서 “피고인이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술을 마신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고려해 달라”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A씨는 최후 변론에서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재판부는 6월8일 오전 10시에 선고공판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