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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난 준비된 민생 시장… 빈부격차 해소 주력” [6·1 지방선거-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 인터뷰]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취약계층 보호 ‘4종 세트’ 공약
저소득층 배려가 정치 브랜드

국민의힘은 서민을 위한 정당
부자 이미지는 선전·선동 결과

민주당, 반대를 위한 반대 고수
서울 부동산도 그래서 망가져”

“정치인으로서 저의 일관된 관심사는 계층이동 사다리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빈부격차 해소’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진짜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며 ‘부자정당’ 이미지는 선전·선동의 결과라고 규정했다.

 

그는 1호 공약도 생계·주거·교육·의료에 걸친 ‘취약계층 보호 4종 세트’를 내세웠다. 저소득층이 품위 있는 임대주택을 보장받고, 교육을 통한 성공을 꿈꾸는 서울을 그렸다. 일하는 취약계층일수록 전체 소득이 늘어나게 복지 제도를 설계했다.

 

안심소득,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서울런 등으로 이름 붙인 이 공약들은 지난 1년간 그가 서울시장으로서 추진한 정책이다. 기본에 충실하지만 ‘선거 흥행’을 위한 ‘매운 맛’은 약하다. ‘유엔 제5본부 유치’, ‘노인 버스비 무료’ 등을 내세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와 더 대비된다. 오 후보는 ‘가시적 한 방’보다 지난 10여년간 정치인으로서 고민한 ‘대중보다 반보 앞서는 이상’을 공약에 담았다고 했다. 다음은 오 후보와 일문일답.

 

-여론조사에서 송 후보를 20%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를 안 본다. 긴장만 풀어지게 한다. 최종 투표에서는 3%포인트 격차가 될 거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16일 “어떻게 계층이동 사다리를 복원할 것인가를 몇 년 동안 집중적으로 고민했고, 그 열정이 담긴 정책들이 안심소득, 서울런, 임대주택 고품질화, 청년 취업 사관학교 등”이라고 말했다. 허정호 선임기자

-박빙 선거가 아니다보니, 정치인으로서 존재감을 키우는 면에서 아쉽겠다.

 

“전혀 그렇지 않다. 대립각이 딱 서지 않나. 오세훈은 준비된 민생 시장이고 송영길은 준비된 정치 시장이다. 오세훈은 1호 공약이 취약계층 보호 4대 패키지이고, 송영길은 유엔 제5본부 유치다.”

 

-주요 공약과 달리, 대중은 오 후보가 이기면 ‘취약계층이 나아지겠지’보다 ‘재개발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진다.

 

“선입견이다. 10년 동안 쉬면서 ‘공생 연구소’를 했다. 공정과 상생의 약자다. 저는 합리적 보수를 자처한다. 합리적 보수의 정체성이 계층 이동 사다리다. 처음 시장으로 일할 때 70∼80%의 에너지를 복지에 투입했다. 정성들여 그물망 복지를 만들어서 굉장히 회자됐다. 지난 1년 동안 시의회에서 저소득층 위한 안심소득, 서울런 갖고 싸웠다. 제가 추구하는 정치 브랜드는 초지일관 저소득층 배려다.”

 

-성장기 때 경제적 어려움이 저소득층 정책으로 이어졌나.

 

“당연히 영향을 미쳤다. 성장 배경을 벗어날 수는 없다. 어머니가 ‘공부만 잘하면 이 가난을 벗어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셨다. 어머니가 모든 걸 희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중학교 때부터 ‘공부 잘해서 이 가난을 벗어나야 되겠다. 고생 덜 시켜드려야지’ 생각했다. 사실 그 어머니의 심정 그대로 서울런을 시작했다. 민주당 시의원들이 왜 사교육에 편승하냐고 해도 제가 눈 한번 꿈쩍 안 하는 이유다. (시의원들은) 교육을 통해 신분·계층 상승할 수밖에 없는 우리 현실을 애써 외면한다.”

-국민의힘은 전통적으로 특권층 이미지가 강하지 않나.

 

“선전·선동의 결과다. 국민의힘이 왜 부자를 위한 정당인가. 진짜 서민을 위한 정당이다. 국민의힘은 다만 기업 활동을 활발하게 해서 돈을 축적해 나라를 발전시키는 것이 진정하게 취약계층을 위하는 길이라는 정치 철학을 갖고 있다. 기업을 위하는 게 부자를 위하는 건 아니다.”

 

-선성장, 후분배에 대한 회의가 큰데.

 

“아프리카에 1년 있었다. 아프리카에 가봐라. 나라가 먹고 살만해져야 서민이 배를 곯지 않는다. (그런 논란은) 교과서적으로 배부른 담론이다. 기업 활동이 활발해져서 국부가 창출되지 않으면 제일 고통 받는 건 서민이다. 부자가 많다고 부자정당이라는 논리라면, (민주당) 박완주 같은 의원이 있으면 성추행 정당인가.”

 

-안심소득을 내세웠는데, 지금까지 한국은 기본소득 담론이 많았다.

 

“한 번 기초수급자로 선정되면 기초수급자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인간 본성이다. 노력 없이 7대 급여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안심소득은 일을 열심히 해도 (복지)혜택이 주어지고 내가 번 것과 정부 혜택이 합산돼 최종적으로 더 많이 가져가도록 절묘하게 설계됐다. 인간 본성에 입각해 설계했기에 성공할 수 밖에 없다. 또 기초수급제도는 저소득층을 다 배려할 수 없다. 안심소득을 하면 서울에서만 복지 시각지대에 있는 80만∼90만 가구가 완벽하게 혜택받게 된다.”

 

-서울시에서 안심소득, 서울런을 추진하다 선거를 치르게 됐다.

 

“안심소득, 서울런, 임대주택 고품질화 모두 전무후무한 실험이다. 민주당 시장 들어오면 금방 중단될 거다. (민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왔기 때문이다. 서울 부동산도 그래서 망가졌다. 이명박·오세훈 시장이 한 재개발·재건축 정책이 분명히 우월하고 절실하게 필요했음에도 (박원순 전 시장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했다. 그 잘못된 철학을 그대로 집권 세력이 이어받았으니 오늘날 같은 국가적인 불행이 생긴 거다.”

 

-시장으로서 좋게 평가 받으려면 개발 프로젝트를 공약하는 게 편할텐데.

 

“한두 개 가시적인 성공을 갖고 평가받는 것은 후진국형이다. 선진국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이미 선진국이고, 지금은 빈부격차가 벌어지고 있어 문제다. 지난해 시민이 저를 선택한 건, 제가 10년 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가 어우러져 공존하는 도시를 만드는 데 매진했던 모습을 기억해서라고 생각한다.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실패했다 하지만, 남들이 중산층 이상에도 똑같이 공짜로 나눠주자 했을 때 당시 과감하게 나서서 정치 생명까지도 걸 수 있었던 사람을 시대가 원한다고 본다.”

-우리 사회는 공존보다 갈등과 혐오가 커지고 있고, 정치적 이상에 대한 냉소도 나온다.

 

“정치인은 이상을 추구해야 하는 게 맞다. 다만 그 이상이 현실에 발을 디딘 이상이라야 한다. 공상에 가까운 이상을 추구하는 정치인은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대중의 정서로부터 반보 정도 앞서가야 진짜 정치인이다. 비전이 없는 정치인은 또 죽은 정치인이다. 정치인이 아니라 정치꾼이다. 그런 이상이 없이 정치를 왜 하나.”

 

-서울을 세계 톱5 도시로 만들겠다 했는데 복안은.

 

“제1차 임기 동안 서울의 도시경쟁력 지수를 17위에서 10위까지 끌어 올렸다. 금융도시 순위는 30, 40위권이었는데 11위까지 올렸다. 국제 기관들의 평가는 여러 요소를 종합 반영한다. 본질은 일자리 창출 계수라고 생각한다. 지속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대한 투자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느냐를 보는 거다. 서울에는 인공지능(AI)·로봇 특구, 바이오, 핀테크 특구 등이 있다. 각종 최첨단 테크 기업들이 창업하고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해서 외국 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행정·재정적으로 지원하려 한다. 청년 취업 사업을 함께 해서 인적자원도 수급할 계획이다.”

 

-서울이 커질수록 지역 불균형이 심화되는 것 아닌가.

 

“거꾸로다. 서울이 심장 노릇을 하고 선도 도시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이 활력을 잃으면 대한민국 경제가 활력을 잃는다. ‘대장 기러기 이론’이라고 한다. 철새들이 이동할 때 맨 앞에서 힘이 넘치는 보스가 날개짓을 하면서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다. 그 대장 기러기 역할을 서울시가 하지 않으면 어느 도시가 하겠나. 서울이 국제 도시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은 국가경쟁력 회복의 기초가 되는 것이다.”

 

-현 정부의 지역균형 발전 기조와 대치되는데.

 

“상충되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그래서 제가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은 국가적 자해행위라고 표현했다. 국내 기준으로 보면 균형 발전이 중요하지만, 우리의 라이벌은 중국 선전권, 상하이권, 도쿄권 등이다. 정부에 끊임없이 제안·설득하겠다.”

 

-최근 재건축·재개발 속도 조절을 언급했다.

 

“저는 신속한 신규 주택 공급이 제1의 가치다. 이를 위해 지금 53개 재개발·재건축 지역의 지구단위계획은 아주 순조롭게 진도가 나가고 있다. 그런데 매년 충분한 신규 주택을 주택시장에 공급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추가적인 재건축·재개발 지구 지정이 필요하다. 이 부분은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투기 방지책을 마련해 완급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장으로 복귀한 후 지난 10년간의 실패에서 많이 배웠다고 했는데.

 

“지난 10년은 세상을 굉장히 폭넓고 깊게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어떻게 계층 이동 사다리를 복원할 것인가를 몇 년 동안 집중적으로 고민했고, 그 열정이 가득 담긴 정책들이 안심소득, 서울런, 임대주택 고품질화, 청년 취업 사관학교, 35층 높이 규제 폐지 등이다.”


송은아·구윤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