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보궐선거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19일 “정치는 어떤 사람에게 권력·명예·이권을 주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장은 이날 차준택 민주당 부평구청장 후보와 함께 부평시장 일대 순회 중 “권력 주면 민영화해서 우리 서민들을 쥐어짜려고 하는 거 절대 허용하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어떤 나라는 서민이 (민영화로) 월 전기요금을 70만원을 낸다고 한다”며 “전기요금 때문에 못 산다고 한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공공서비스 필수재는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며 “이걸 왜 팔아먹으려고 하는 건가”라는 말로 모인 이들 앞에서 대놓고 윤석열 정부를 겨냥했다.
이는 앞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17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인천국제공항공사 지분 40%를 민간에 팔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랬으면 좋겠다”고 답한 것을 놓치지 않고 몰아붙이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가 2010년 인천공항 지분을 민간에 매각하는 법안을 발의한 것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은 “MB때도 (민영화를) 추진한 경력이 있다”며 “민영화된 공항의 이용료와 공공이 운영하는 공항 이용료는 5~6배 차이가 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수 정권은 서민들을 쥐어짜는 게 원래 하던 일”이라며 “특정 기업이 돈 벌게 하기 위해 우리 서민들에게 피해를 끼치면 안 된다”고 부연했다.
계속해서 “민주당은 민영화를 반드시 막겠다”며 “저에게 입법 기회를 주시면 법으로 공공 주요서비스와 기간시설의 민영화를 하지 못하게 법으로 막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위원장은 지난 18일에도 인천 연수구 해양경찰청 인근 상가 순회 중 즉석연설에서 “이제 민영화를 추진하던 그 정치세력들이 돌아왔다”고 윤석열 정부를 비난했다. 자리에서 이 위원장은 “이제는 공항을 민영화해 팔아먹겠다고 한다”며 “전기 민영화도 얘기하고, 수도·하수도·철도도 (민영화)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전기·철도 등 관련 공기업을 민영화하려는 조짐을 보인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문제를 쟁점화하려 시도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수진(비례) 선대위 대변인은 19일 논평에서 “윤석열 정부가 공기업 민영화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적 저항이 시작될 것”이라 밝혔고,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권력을 통해 사적 이익을 취득하려는 시도에 민주당은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홍근 원내대표와 고용진 수석대변인 등 당 인사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전기, 수도, 철도, 공항 민영화 반대’라는 메시지를 릴레이로 올렸다. 특히 이와 함께 ‘투표하면 이깁니다. 믿는다 송영길’이라는 문구를 함께 넣어 지방선거에서 주요 이슈로 부각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윤석열 정부 내각과 대통령 비서실에 이명박(MB) 정권 출신 인사가 대거 포진한 것을 상기시키는 의도가 담긴 민주당의 움직임에 국민의힘은 “민영화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9일 유정복 후보 사무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현장 회의에서 “이재명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이 마치 윤석열 정부가 철도·전기·수도·공항을 민영화한다는 허위조작 사실을 뿌리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 기본 생활과 관련된, 민생과 직결된 철도·전기 민영화를 내걸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허위 선동으로 제2의 광우병 사태, 제2의 생태탕 논란을 일으키려는 정치공학적 목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당 차원의 고소·고발 검토 가능성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