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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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23일부터 팜유 수출 재개… ‘식용유 대란’ 숨통 트이나

인도네시아 팜 농가 농민들이 17일(현지시간) 수도 자카르타의 대통령궁 인근에 팜나무 열매를 쌓아두고 수출금지령 철회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자카르타=AP연합뉴스

인도네시아가 약 1개월만에 팜유 수출을 재개한다. 국내 식용유 공급 차질 문제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19일 화상 연설을 통해 23일부터 팜유원유(CPO)와 팜올레인, 폐식용유 등 수출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조코위 대통령은 “아직 가격이 정부 목표선까지 내려가지는 않았지만, 식용유 공급 상황과 팜유 산업 종사자의 형편을 고려해 수출 금지령 해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이 재개되더라도 식용유 가격과 공급 상황을 정부가 계속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다. 최근 내수시장의 식용유 가격이 급등하고 품귀 현상이 벌어지자 지난달 28일부터 팜유 수출 금지라는 초강수를 뒀다.

 

조코위 대통령은 식용유의 원료인 정제·표백·탈취(RBD) 팜올레인만 수출을 금지할 것이란 시장 예상을 깨고 팜유 원유까지 수출을 중단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고공행진하던 식용유 가격에 기름을 부었다.

 

ℓ당 2만6000루피아까지 치솟았던 인도네시아의 대용량 식용유 가격은 최근 1만7000루피아 선까지 내려왔다. 당초 목표가인 ℓ당 1만4000루피아(약 1230원)에 도달하지는 않았지만, 농민 반발이 격한 데다 무역수지에 미치는 손해가 극심해 정부가 팜유 수출 재개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 금지로 국내에서는 ‘식용유대란’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의 식용유 진열대가 비어 있다. 뉴스1

이커머스와 유통업계에서는 식용유 사재기 조짐까지 보이자 식용유 판매 수량 제한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온, SSG닷컴, 쿠팡 등 이커머스 업계부터 창고형 할인마트까지 식용유 구매 가능 개수를 제한하고 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식용유 수급을지속해서 점검하고 필요하면 추가 대응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방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4차 회의를 열고 “최근 식용유 공급 차질 우려가 있었지만 국내 공급에 문제가 없고 현시점에서 식용유 공급가격 인상 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회의에는 기재부 간부들이 참석해 최근 금융시장·실물경제 동향과 정책 추진 상황 등을 점검했다.


이병훈·이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