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 송파구는 18년만에 처음 구정을 맡긴 더불어민주당을 재신임할지, 국민의힘으로 돌아갈 지 갈림길에 놓였다. ‘강남 3구’인 송파 표심을 두고 검사 출신 현역 구청장인 더불어민주당 박성수 후보와 행정전문가 출신 국민의힘 서강석 후보가 맞붙었다. 쟁점은 재개발·재건축이다. 두 후보 모두 신속한 개발을 약속했다.
◆검사 출신 현역 vs 서울시 행정전문가
민주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검사 출신 박성수 후보를 앞세워 18년 만에 송파구 입성에 성공했다. 박 후보는 험지인 송파갑 국회의원 후보로 2012년, 2016년 두 차례 출마해 낙선했다. 그럼에도 송파를 떠나지 않고 지역을 챙긴 결과 주민 신뢰를 얻어 2018년 송파구청장에 당선됐다고 평가 받는다.
박 후보는 서울대 법대를 거쳐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 1994년 검사로서 첫발을 내딛었다. 2005년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행정관, 2007년 대통령 법무비서관으로 일했으며 이후 서울고검 검사, 울산지검 부장검사 등을 지냈다.
박 후보는 재임 기간 송파둘레길 완성, 온라인 교육플랫폼 구축, 잠실5단지 재건축 심의 통과 등의 성과를 올렸다.
박 후보는 “능력과 성과로 검증된 현 송파구청장 박성수만이 ‘서울, 그 이상의 송파’로 나아갈 수 있다”며 “정책과 실행력으로 송파를 대한민국 최고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에 맞서는 국민의힘 서강석 후보는 서울시 1급 공무원 출신의 행정 전문가다. 제 25회 행정고시 합격 후 서울시 재무국장, 인재개발원장, 시장 비서실장, 주택기획과장, 성동구 부구청장, 청와대 행정관 등을 역임했다. ‘열린시학’에서 ‘제3회 한국예술작가상’ 수상을 통해 등단한 시인이자 장편소설을 쓴 소설가이기도 하다.
서 후보는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바로 도시행정이요, 조직경영”이라며 “도시행정가의 전문성과 문화예술인의 감수성으로 ‘송파를 사람 살맛나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신속한 재개발·재건축 한목소리
두 후보의 대표 공약은 대동소이하다. 부동산 개발에 쏠린 지역민심을 반영했다. 이 때문에 정책보다는 인물이나 대선 직후의 정치지형 등이 표심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활성화 및 신속 추진’과 ‘재산세 경감방안(표준세율인하) 마련 및 종부세 완화 적극 추진’을 내세웠다.
박 구청장은 “지금 31개 단지 등 관내 곳곳에서 진행되는 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의 활성화와 신속 추진을 통해 주거복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35층 층수제한 해제 등을 통한 잠실 한강변 스카이라인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이 외에 잠실마이스단지 조성, 송파 ICT보안클러스터 조성, 가락시장 현대화, 위례신사선과 같은 광역교통망체계 구축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를 신속히 수행할 것을 약속했다. △문정비즈밸리·송파대로 상권 집중 육성 △송파쌤·송파둘레길 시즌2 추진 △한국예술종합대학교 총력 유치 △송파문화예술회관 건립 신속 추진 등도 제시했다.
서 후보는 3대 비전, 10대 공약(27개 사업), 45개 권역별 맞춤형 공약을 내놓았다. △재건축·재개발 신속 추진 △송파의 얼굴, 송파대로 명품거리 조성 △보유세·거래서 감면확대로 ‘주민 세부담’ 완화 등이 주요 공약이다.
서 후보는 10년 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과 호흡을 맞춘 원팀으로서 재건축 분야에 강점이 있음을 강조했다. 서울시 주택기획과장 재직시 잠실 저층 아파트의 엘스, 리센츠, 파크리오 재건축 추진을 주도한만큼 재건축·재개발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또 송파대로를 ‘한국판 샹젤리제 거리’로 탈바꿈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 낙후한 가로환경을 개선하고 중장기적으로 고밀도 집적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 후보는 “지난 16년 간 송파구는 정치인 출신이 행정을 이끌어 포퓰리즘성 혈세 낭비 등으로 구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갔다”며 “구청장이 되면 세금을 효율적·능률적으로 집행하는 한편 민간기업 이상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 모두 성동구치소는 주민 뜻대로 ‘원안’대로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전통적 보수 강세… 예측은 어려워
송파는 보수세가 강하지만 정치 지형에 따라 표심이 출렁이기도 했다. 올해 대선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56.7%, 이재명 후보가 40.1%를 얻었다.
직전 구청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박성수 후보가 57.04%를 득표해 자유한국당 박춘희 후보(37.39%)를 누르고 당선됐다. 당시 서울 지역 상당수 자치구에서 보수 후보는 20∼30%대 득표율을 보였다.
21대 총선에서는 송파구갑 경우 민주당 조재희 후보 48.02% 미래통합당 김웅 후보 51.20%를 기록했다. 송파구을에서는 민주당 최재성 후보 46.04%, 미래통합당 배현진 후보 50.46%, 송파구병에서는 민주당 남인순 후보 52.48% 미래통합당 김근식 후보 43.21%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시장 후보들도 각 자치구에서 올해 대선 득표율을 지키거나 늘리기 위해 후방 지원에 나섰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22일 송파구 유세에서 “강동·송파 쪽에 정말 해야할 일이 많은데 구청장과 호흡이 맞을 때와 맞지 않을 때 영향이 많겠죠”라며 “우리 서강석 후보, 저와 호흡 맞춰서 일할 수 있도록 꼭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역시 지난 21일 송파구 유세에서 가족과 처가 모두 송파에 살았거나 살고 있음을 강조했다. 송 후보는 “아침마다 송파 21km 거리를 걸으면서 ‘우리 박성수 구청장이 일 잘했다’고 느끼고 있다”며 “이렇게 고기들, 수달도 다니는 21킬로 탄천을 만든 박 구청장, 일 잘하는 청장이 재선되는데 도움이 될까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 4구를 포기하고서는 절대 서울에서 이길 수가 없고 서울에서 이기지 못하면 다음 민주당 정권 창출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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