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쇼핑몰에 입점한 업체에서 고가의 가전제품을 구매한 몇몇 소비자들이 사기 피해를 봤다고 호소하고 나섰다.
이들 피해자는 시중보다 저렴하게 판다는 말에 속아 무통장 입금을 한 뒤 판매업자가 잠적하는 바람에 제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25일 세계일보와 만난 A씨는 지난 21일 한 대형 쇼핑몰에 입점한 ‘프라임 가전’에서 냉장고를 구매했다고 한다.
그는 애초 가전 전시장을 찾아 제품을 구매하려 했지만 비싼 가격에 망설여져 인터넷에서 검색하던 중 문제의 사이트를 알게 됐다.
쇼핑몰에 입점한 이 사이트는 겉으로 보기엔 일반 판매업체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제품 설명에 “재고 여부를 위해 전화 연락이 필수다”, “연락하면 10% 할인에 5만원짜리 상품권을 준다”는 내용을 적어놓았다.
A씨도 판매자에게 전화로 연락했고, 상대는 ‘우리가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직접 무통장 입금으로 현금 구매하면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며 사이트 인터넷접속주소(URL)를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보냈다고 한다. A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이튿날 프라임 가전 사이트에서 회원 가입 후 292만원을 무통장 입금으로 보냈다.
이후 배송일정 확인을 위해 판매자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휴대전화가 꺼져있었고 현재까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A씨는 “판매자는 ‘쇼핑몰에서 결제하면 수수료가 붙는다. 현금 입금하면 수수료를 빼주겠다’는 거짓말로 무통장 입금을 유도했다”며 “사이트에 입력한 주소와 연락처 등 개인정보도 사기꾼에게 넘어가 도용도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가족이 냉장고를 구매한다고 해서 조금 더 저렴한 가격을 알아보다가 사기를 당했다”며 “내 탓에 사기를 당한 것 같아 마음이 더 안 좋다”고 덧붙였다.
A씨는 답답한 마음에 인터넷에서 검색하다 같은 피해를 본 이들의 카페를 발견하고, 사기를 당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지난 23일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경찰에 신고했다”며 “하루빨리 범인을 검거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결혼을 앞둔 B씨 부부도 문제의 사이트에서 혼수를 장만하려다가 유사한 사기 피해를 보았다. 이들 외에도 3명의 피해자가 더 있다. 피해 금액은 적게는 120만원에서 많게는 300만원에 달한다.
이날 세계일보가 문제의 사이트를 살펴본 결과 일반 판매점과 차이가 없었다.
피해자들도 한결같이 “속을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사기업체는 무통장 입금 전 신뢰를 얻기 위해 수시로 전화해 진행 상황을 알리는 등의 수법을 썼다는 게 피해자들의 전언이다.
또 다른 쇼핑몰보다 조금 낮은 가격을 책정해 사기 의심을 피했다고도 입을 모았다. ‘반값 할인’ 등의 허위 광고에 따른 사기 피해는 널리 알려져 이런 의심을 피하기 위해 교묘하게 가격을 책정했다는 주장이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에서 확인한 결과 문제의 사이트에 기재된 연락처로 연결이 안 됐고, 업체와 대표자 이름, 업체 소재지, 사업자등록번호 등은 허위정보로 판단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이들 피해자는 전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픈마켓 내 직접 결제가 아닌 판매자 계좌로 직거래 현금 입금을 요구하거나 자체 사이트 내 결제로 유도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별도 결제 유도 행위는 소비자 피해 발생 시 보호받을 수 없으므로 거래에 응하지 말고 즉시 고객센터 등으로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피해자들의 경찰 신고에도 문제의 사이트는 여전히 운영 중이며, 이날도 부산에서 추가 피해자가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같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수사기관의 빠른 대처가 절실하다”며 “사기 사이트가 지금도 버젓이 운영 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더 큰 피해가 없길 바란다”고도 입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