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 유부남이 집으로 들인 우크라이나 피란민과 사랑에 빠졌다며 아내와 두딸을 버리고 함께 가출한 사건이 발생했다.
23일(현지시간) 더 선,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잉글랜드 웨스트요크셔주 브래드퍼드에서 아내인 로나 가넷(28), 두딸과 함께 살았던 토니 가넷(29)은 채 최근 우크라이나 피란민 소피아 카르카딤(22)과 집을 나갔다.
경비원으로 일하는 토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영국 정부의 권고에 따라 난민 수용을 신청했지만, 절차가 지연되자 페이스북으로 직접 받았다고 한다.
가넷 부부는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를 탈출한 소피아와 함께 살기로 지난 4일 결정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정보기술(IT) 관리자로 일했던 소피아는 영국 정부의 비자 승인을 기다리면서 독일 수도 베를린에 몇주 체류한 뒤 가넷 부부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토니가 아내의 반대에도 여섯살 맏딸의 방을 소피아에게 내준 게 부부 갈등의 시작이었다.
로나는 시간이 갈수록 남편과 소피아 간 이상한 기류를 느꼈다고 한다. 더구나 토니는 우크라이나어와 슬로바키아어를 구사할 줄 알아 소피아와 둘만의 대화를 나누곤 했다는 게 아내의 주장이다.
소피아는 퇴근한 토니를 위한 음식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고 한다.
로나는 “소피아가 토니의 귀가 시간에 맞춰 머리를 정리하고 짧은 옷을 입은 채 빨간 립스틱을 발랐다”며 “두사람이 점점 가까워지는 게 느껴져 둘 사이를 의심하기 시작했다”고 현지 언론에 전했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자 감정이 폭발한 로나는 지난 14일 결국 소피아에게 소리 지르며 화를 냈고, 소피아는 “이런 상황에서 계속 함께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토니가 나서 “소피아가 간다면 나도 간다”고 말했고, 결국 둘은 짐을 싸 토니 부모의 집으로 이사했다.
10년 동안 함께 산 부부가 소피아가 오면서 단 열흘 만에 가정이 깨질 위기에 놓인 것이다.
토니는 소피아에 대해 “첫눈에 반한 사랑”이라며 “평생 함께할 계획”이라고 현지 언론에 전했다.
소피아는 “집을 나오기 전까지 토니와의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다”며 “오히려 로나의 끊임없는 의심과 긴장이 나와 토니를 더 가깝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건 우리의 사랑 이야기”라면서도 “나 때문에 영국에서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없어질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토니와 소피아는 함께 살 아파트를 찾고 있으며, 소피아는 영구 비자를 신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