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10만명 넘게 참가한 회의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심각한 위기에 빠진 경제 상황에 대해 “2020년 우한(武漢) 사태 때보다도 심각하다”며 위기감을 솔직히 드러냈다.
26일 관영 글로벌타임스(환구시보 영문판) 등에 따르면 리 총리는 25일 국무원의 ‘경제의 큰 틀 안정을 위한 전국 화상 회의’에서 “발전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기초이자 관건으로서 방역을 잘하려면 재력과 물자의 보장이 필요하다”며 “4월 이후로 취업, 산업생산 등 지표가 선명하게 낮아지고, 일부 측면에서는 2020년 심각한 코로나19 충격 때보다도 더 크다”고 진단했다.
리 총리 외에도 한정(韓正)·후춘화(胡春華)·류허(劉鶴) 부총리 등 최고위 경제 책임자들이 모두 참석한 이 회의는 전국에서 화상원격 방식으로 개최됐다. 글로벌타임스는 기초 지방 단위까지 공지돼 10만명이 넘게 참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코로나19 방역 관련 2020년 2월 17만명이 참가한 이후 이 정도 규모의 회의는 처음이다.
3연임을 앞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독재체제로 존재감이 약했던 리 총리가 10만명이 넘는 중앙·지방 정책 책임자 앞에서 방역 때문에 경제가 희생돼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선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방역지상주의로 경기 상황이 악화하자 방역과 경제 사이에서 균형 유지가 시급하다는 주장을 펴 온 2인자 리 총리의 발언권이 중국공산당 내에서 커진 것으로 보인다.
리커창 “中 경제 위기 2020년 우한 때보다 심각”
기사입력 2022-05-26 19:29:15
기사수정 2022-05-26 19:29:15
기사수정 2022-05-26 19:29:15
10만 공무원 회의서 이례적 메시지
방역·경제 균형 주장… 존재감 키워
방역·경제 균형 주장… 존재감 키워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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