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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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층 총동원 나선 민주 “여론조사 다 틀려… 믿지 말고 투표를” [6·1 지방선거]

수도권·충청권 돌며 화력 집중
낙심한 지지층 끌어내기 총력전
박지현 “후보들에 사과” 내분수습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왼쪽)이 27일 충북 청주시 육거리종합시장 앞에서 노영민 충북도지사 후보 지원 유세를 하며 엄지를 치켜 세우고 있다. 청주=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6·1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7일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불과 두 달 전 치러진 대선 패배에 실망한 지지세력이 투표를 포기할 것을 우려한 탓이다. 최근 진행된 여론조사들에서 민주당이 수세에 몰리는 것으로 조사되자 유권자들이 승산이 있는 후보 쪽으로 쏠리는 ‘밴드왜건(Bandwagon·편승)’ 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믿지 말고 투표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데에도 집중했다. 

 

민주당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전날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 화상으로 참석해 “여론조사 통계 다 틀리다”라며 “지방선거 투표율이 50% 중반대인데 많이 투표하면 이긴다”면서 지지층의 투표를 독려했다.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역시 지지자들을 향해 “여론조사 안 믿죠? 정말 이게 말이 되나”라고 외쳤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민주당 후보들에게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본부장 출신인 권순정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 캠프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이 과소표집되는 경향이 있다며 투표율이 높아져 여론조사에 드러나지 않은 숨은 표들이 투표에 반영된다면 실제 투표 결과는 여론조사와 상당히 다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권 부본부장은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전 발표된 JTBC-글로벌리서치 조사와 오마이뉴스-KSOI 조사를 보면 대선에서 어떤 후보를 지지한 사람들이 얼마나 조사에 참여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데 두 조사 모두에서 거의 비슷하게 민주당 지지자들이 8∼10% 정도 과소표집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투표율이 낮으면 여론조사상 잡히지 않은 표들이 실제 투표에도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고, 전체적인 투표율이 높아진다면 여론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이들도 투표에 많이 참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투표율이 높은 것이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7일 서울 성북구 보문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하고 있다. 뉴시스

다만 일각에서는 투표율이 60%를 넘으면 민주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결국 지지층 투표율이 중요한데 전체 투표율이 많이 올라 중도층 비율이 높아지면 현 상황에서 민주당에 유리할 것 같지 않다”며 “양당의 지지층이 결집했다고 볼 수 있는 55∼60% 정도의 투표율이 민주당엔 좋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사전투표를 마친 뒤 격전지인 수도권과 충청권 일대를 누비며 지지층 결집에 힘썼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충북 청주시와 세종을 찾아 노영민 충북도지사 후보와 이춘희 세종시장 후보 유세를 지원했고 오후에는 경기 화성시에서 정명근 화성시장 후보와 함께 유세했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도 이날 오전 동희영 경기 광주시장 후보와 함께 등굣길 인사를 진행했다. 

 

‘86그룹(80년대 대학 학번, 60년대생) 용퇴론’을 제기하며 지도부와 맞섰던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열심히 뛰고 계신 민주당 후보들께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당 내분 수습에 나섰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 26일 서울 강북구 수유역 앞에서 이순희 강북구청장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박 위원장은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당 지도부 모두와 충분히 상의하지 못하고 기자회견을 한 점을 사과드린다”며 “마음 상하셨을 윤호중 위원장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우리 당이 다시 국민의 사랑을 받도록 쇄신 방안을 마련해 국민께 발표하기를 다시 한 번 간절히 호소한다”며 팬덤정치와의 결별 등 5가지 개혁과제를 제시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