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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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찰, 텍사스 총기난사 사건 인질극으로 오인… “대응 실패”

매크로 국장은 “최대한 빨리 진입했어야 했다”
총격범 母 “아들 용서해달라, 이유 있었을 것”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소도시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 앞 교명 표지판 주변에 총기난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과 양초들이 놓여 있다. 유밸디=AP연합뉴스

초등학생 19명을 포함 21명이 희생된 미국 텍사스주의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에서 경찰이 대응 실패를 인정했다. 

 

스티브 매크로 공안부 국장은 2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당시 경찰 지휘관이 총기 난사가 아닌 인질극 대치 상황으로 전환된 것으로 현장 상황을 잘못 판단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경찰 지휘관은 총격범 샐버도어 라모스(18)가 교실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인질을 잡고 있는 상황으로 평가해 아이들에게 더는 위협이 없고 대응할 시간이 있다고 확신했다고 전했다.

 

매크로 국장은 “최대한 빨리 경찰이 (교실에) 진입했어야 했다”며 사과했다. 이어 라모스가 교실에 들어간 직후 총성이 울렸지만, 경찰 19명은 교실 복도 바깥에서 48분을 기다렸고 총격이 산발적으로 일어났다며 그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아이가 숨졌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매크로 국장은 경찰 대응이 지연되는 사이 국경순찰대 무장 요원들이 도착했고 결국 이들 무장 요원이 마스터키를 사용해 잠긴 교실 문을 열고 라모스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라모스는 총기 난사 당시 100여발을 쐈고 범행에 앞서 총알 1657발과 탄창 58개를 준비했다고 공안부는 확인했다.

 

미국 텍사스주 소도시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 샐버도어 라모스(18)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려놓은 사진.

한편 총기 난사 사건 총격범의 어머니는 희생자들에게 용서를 빌었다.

 

라모스의 어머니 에이드리아나 마티네즈는 지역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들의 행동으로 충격을 받았다면서 “나는 단지 숨진 무고한 아이들이 나를 용서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CNN 방송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티네즈는 스페인어로 한 인터뷰에서 “할 말이 없다. 그(총격범인 아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면서 “그런 일을 한 데 대해 그에게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부디 그에 대해 평가를 내리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 밖에 이틀 전 발생한 총기난사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십자가들이 세워져 있다. 유밸디=AP연합뉴스

그는 희생자의 가족들에게 뭐라고 말하겠느냐는 질문에 “나를 용서해달라. 내 아들을 용서해달라. 그에게도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9일 텍사스를 방문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도 동행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이번 방문 목적에 대해 “끔찍한 초등학교 총격 사건으로 21명의 목숨을 잃은 공동체와 슬픔을 나누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일 순방 직전에도 뉴욕주 버펄로에서 발생한 백인우월주의자의 총기 난사 사건 유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버펄로를 방문한 바 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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