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 지역은 지난 5번의 구청장 선거에서 늘 한 정당이 모두 당선되는 풍경을 연출해 왔다. 보수 진영이 2번, 진보 진영이 3번의 승리를 한 가운데 이번 6·1 지방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 혹은 국민의힘 중 한곳이 독식하는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강북구와 마찬가지로 현직 구청장이 3선 연임으로 출마가 제한된 도봉구에서는 오언석 국민의힘 후보가 김용석 민주당 후보에 오차 범위 내에서 강세다. 헤럴드경제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23~24일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오 후보는 47.2%, 김 후보는 40.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나 KSOI 홈페이지 참조.
서울 최북단에 위치한 도봉구는 대표적인 서울의 ‘서민동네’로, 인구 30만이 넘지만 베드타운 성격이 강하다. 서울 중심부와 거리 면으로나 발전 면으로나 소외돼 개발이 시급한 지역으로 꼽힌다. 2002년 한나라당이 연승을 기록하며 구정을 운영했던 8년을 제외하면 사실상 보수 정당 불모지라 이번에 국민의힘이 승리한다면 유의미한 변화다.
이런 상황에서 출사표를 던진 오언석 국민의힘 도봉구청장 후보는 “당선 즉시 재개발·재건축 문제를 서둘러 해결하겠다”며 구민들의 재산권 행사 문제를 앞세웠다. 지금이 도봉구의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꾀할 절호의 기회이므로 정부, 서울시와 함께 구의 발전을 획기적으로 도모하겠다는 의지다.
1971년생인 오 후보는 김선동 국회의원실 정책보좌관, 국민의힘 서울시당 부대변인 등을 맡아 지역과 중앙 정치를 두루 경험했음을 강조한다. 이를 바탕으로 ‘진보 텃밭’의 정치 지형에 변화를 불러오기 위한 정면돌파에 나선다는 각오다. 오 후보는 부동산 개발 이슈와 함께 자영업자 소상공인, 청년 정책 등에 초점을 맞출 계획을 밝혔다.
이에 맞서는 김용석 민주당 후보는 풀뿌리정치로 잔뼈가 굵다. 김근태 전 의원의 민원 비서 출신으로, 27세에 지방정치무대에 진출해 구·시의원을 내리 6선하며 이 지역에서 24년간 활동했다. 만 31세에 전국 최연소 구의회의장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경력을 강조하는 그는 ‘준비된 구청장’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김 후보는 향후 10∼20년간 도봉구가 서울에서 종로, 강남, 여의도에 이은 ‘제4 도심’으로 도약할 것으로 보고, 부도심 개발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창동역 인근 개발 등 이 지역 도시 계획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도봉 구정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전담 부서를 설치해 주민 편의를 도모하고, 피해를 예방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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