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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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지방선거는 정권교체 후반전"… 野 "압승 막아내야"

1일 지방선거 선택의 날
전국서 4132명 지역일꾼 선출
광역단체장 경기 등 4곳 박빙
국민의힘 9곳 민주 4곳 우세
與, 표정관리 속 입단속 나서
野, 읍소전략 펼치며 표 호소

막판 3대 변수 득실은
이재명發 돌발 논란… 제주까지 ‘들썩’
與 “제주완박 규탄” 野 “반지방자치적”
투표율 낮을수록 조직력 앞선 野 유리
野 지도부 내홍으로 집토끼 이탈 우려
‘취임 컨벤션 효과’로 與 지지율 상승
인선 논란 등 심판론 조기등장 관측도

여야 대표 경합지… 4년 전 민주 싹쓸이
與 우세 전망 속 野 ‘인물론’ 내세워 추격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1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성안동 행정복지센터 2층에 투표소 설치가 완료돼 있다. 뉴시스

전국 2324개 선거구에서 4132명의 지역 일꾼을 선출할 6·1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막판까지 판세를 가늠하기 힘든 양상으로 치러진다. 17개 지방광역단체장 중 마지막 승부를 가를 ‘4곳’에서 박빙의 판세가 이어지고 있다. 야당은 ‘싹쓸이를 막아 달라’고 호소하고, 여당은 ‘지방권력 심판론’을 내세웠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광역자치단체장 17곳 중 여당인 국민의힘은 9곳, 더불어민주당은 4곳에서 우세를 보인다. 최대 승부처인 경기·인천·대전·세종은 접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텃밭인 TK(대구·경북)와 PK(부산·울산·경남) 지역을 비롯해 서울과 충남·충북, 강원까지 승기를 잡은 분위기다. 지난 지선에서 14곳에서 이기며 압승을 거뒀던 민주당은 불과 4년 만에 전세가 역전됐다. 민주당은 현재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과 제주 등 4곳에서만 우세를 점하고 있다.

이 같은 판세를 바탕으로 여야는 막판 표심을 모으는 데 집중했다. 민주당은 불리한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읍소 전략을 내세우며 마지막 한 표까지 끌어모았다. 민주당 김민석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4곳조차 여차하면 흔들릴 수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라며 “민주당이 몇 군데를 이기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의힘의 압승을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민주당이 유리했던 호남·제주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전망을 언급하며 지지층의 결집을 유도한 것이다. 특히 선거 초반 호남과 제주, 세종 등 5곳과 수도권과 강원, 충청권 경합지 등 총 8곳을 승리 목표로 제시했던 전략에서 선거 막판 들어 4곳조차 어렵다며 읍소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표라도 더 6·1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1일 여야 후보들은 한 표라도 더 끌어모으려는 막판 총력전을 펼쳤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왼쪽부터)가 이날 서울 잠실역 8번 출구 앞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서울 중랑구 면목역공원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최대 승부처인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김동연 후보는 경기 부천 역곡남부역사거리에서,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는 경기 성남 야탑역 앞에서 유세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연합뉴스, 부천·성남=국회사진기자단

집권 여당 프리미엄을 노린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 여론조사에서 10%포인트 격차를 보인다고 방심했다가 최종 0.73%포인트 차이의 신승을 거둔 이력을 떠올리며 마지막까지 표심 끌어모으기에 진력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앞서 “고위직에 있는 분이라 하더라도 자료가 없이 전망할 때는 신중하게 표현해야 한다”며 “흥미 위주로 금메달 개수 세기 식으로 광역단체장 숫자 몇 대 몇이다 이런 언급을 자제해 달라”고 입단속을 했다. 선거 당일 승리를 낙관한 지지층이 투표장에 나가지 않는 상황을 우려한 것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대선이 정권교체 전반전이면 지방선거는 정권교체 후반전”이라며 “반드시 승리해 정권교체를 완성하자”고 말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지역도 새롭게 할 준비가 돼 있다. 지방정부도 국민의힘을 믿고 바꿔 달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선거 유세에서도 민주당은 중원에 총출동하며 1석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최후의 승부수를 던졌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 최대 승부처인 경기와 막판 변수로 등장한 제주에서 ‘피날레’를 장식하며 목표 초과 달성을 위한 여론 굳히기에 들어갔다.

 

◆김포공항 이슈·지지층 투표율·손실보전금… 누가 유리할까

 

6·1 지방선거는 선거운동 마지막까지 크게 3가지 이슈가 부각되면서 여야가 유불리를 가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서로 자신의 진영에 호재로 만들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지선의 최대 돌발 이슈는 김포공항 이전 문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불붙인 이 논란은 수도권을 넘어 제주까지 들썩이게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1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최근 인천 계양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내놓은 '김포공항 이전' 관련 공약을 '제주완박(제주 관광산업 완전 박살)'로 규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은 김포공항 문제를 ‘성동격서’격으로 제주의 관광 문제와 연결하며 판을 키웠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31일 제주도를 찾아 ‘제주완박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공항이 멀어지는데도 제주관광 수요가 유지된다는 것은 수요 공급의 기본 원리도 모르는 무식한 발상”이라고 저격했다. 같은 당 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도 전날 제주도를 찾아 여론전에 힘을 보탰다.

 

민주당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후보들이 자기 지역에 필요한 공약을 내놓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정책을 확정해 가는 것 또한 선거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 측면”이라며 “시비를 거는 것 자체가 매우 반지방자치적인 태도”라고 공세를 차단했다.

 

◆민주당 지도부 내홍… 투표율 변수 될까

 

최근 민주당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쇄신안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윤호중 위원장과 충돌하는 등 민주당 지도부의 불협화음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내부 갈등이 지지층을 투표장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제기됐다. 다행히 선거를 이틀 남겨둔 지난 30일 이재명 위원장이 윤호중·박지현 위원장과 인천 계양에서 투표 독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극적으로 손을 맞잡으며 가까스로 봉합을 이뤘다는 점에서 막판 분위기 반전을 노릴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 위원장은 “뼈를 깎는 각오로 민주당을 혁신하고 정치를 교체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꿔나가겠다”며 “절망과 분노의 크기만큼 투표장에서 균형과 인물을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윤호중, 박지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 30일 인천 계양구 이재명 국회의원 후보 캠프사무실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민심의 평가는 투표율에서 갈릴 것이란 관측도 있다. 사전투표율이 지선 역대 최고치인 20.62%를 기록했지만 2018년 지선보다 겨우 0.48%포인트 늘어난 데 그쳐 여야의 유불리를 따지기 어렵다는 기류가 많다. 투표율이 낮을수록 조직력에 영향을 크게 받는데, 현역 기초단체장을 많이 보유한 민주당이 조직력에서 앞서기 때문에 당일 투표율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추경안 처리와 새 정부 컨벤션 효과는

 

여론에 영향을 미칠 또 다른 변수로는 지난달 30일부터 지급이 시작된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전금과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컨벤션 효과가 꼽힌다.

 

추가경정예산이 진통 끝에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371만명에게 최대 1000만원의 손실보전금이 지급된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대규모 현금이 지급되면 기본적으로 여당에 호의적인 여론이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럼에도 야당이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했다는 대목을 민심이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관심사다.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397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2022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곧바로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과 이를 계기로 한 대기업의 1000조원대 투자 발표 등은 새 정부의 컨벤션 효과를 배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용산 집무실 이전 강행과 내각 인선 등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에 대한 심판론이 조기 등장할 수 있다는 지적도 팽팽하다.

 

◆충남·인천·강원 표심 끝까지 안갯속

 

충남과 인천·강원 등은 6·1 지방선거에서 여야가 모두 경합지역으로 분류하는 곳이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모두 이겼지만 윤석열정부 출범 23일 만에 열리는 이번 선거에서는 지난 선거와는 반대 양상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된다. 하지만 민주당이 충남과 인천 등에서 현직 지사와 시장이 출마한 만큼 ‘인물론’을 앞세우며 반격을 도모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7일 더불어민주당 양승조(부인 남윤자씨), 국민의힘 김태흠 충남도지사 후보가 첫날 천안에서 각각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후보 캠프 제공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양승조 후보와 국민의힘 김태흠 후보가 맞붙는 충남지사 선거는 소지역주의가 얼마나 발현될지가 관건이다. 천안 출신의 양 후보는 천안·아산·당진 등 충남에서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이 분포한 북부지역 중심으로 표를 얻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보령 출신인 김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과 ‘원팀’을 부각하는 ‘윤심’ 마케팅을 승부수로 띄웠다. 매일경제 의뢰로 메트릭스가 지난 23∼24일 실시한 충남지사 선거 여론조사(충남 만 18세 이상 성인 800명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5%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양 후보는 44.9%, 김 후보는 43.5%로 접전이었다. 여론조사마다 결과가 너무 달라서 각 캠프 내에서도 예측 불허라고 입을 모은다.

 

전·현직 시장의 맞대결로 주목받은 인천시장 선거는 박남춘 후보가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 후광을 얼마나 받을지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공표 기간 내내 박 후보가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에게 밀리는 양상이었지만 민주당에서는 추격하고 있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날도 박 후보와 이 후보는 인천에서 합동 유세를 다녔다. 특히 이 후보는 “여론조사에 속아서는 안 된다”며 “포기하지 말고 투표하면 이길 수 있다”고 지지층 결집을 유도했다.

 

강원지사 선거는 민주당이 인물론에 기대는 최후의 관문이다. 민주당에서는 이광재 후보가 줄기차게 요구한 ‘강원특별자치도법’을 통과시킨 만큼 국민의힘 김진태 후보를 따라잡아 강원도에서의 대역전극을 노린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윤석열 정권 안정론’과 ‘힘 있는 여당 후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승기를 굳히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김진태 강원도지사 후보(왼쪽),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후보. 연합뉴스

◆​보선 ‘제주을·원주갑’ 초접전… 與 의석수 주목

 

6·1 지방선거와 함께 7곳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이 중 더불어민주당 지역구였던 제주 제주을과 강원 원주갑 지역구가 상당한 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새 정부 출범 흐름을 탄 국민의힘이 몇 석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일 선거가 실시되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역구는 인천 계양을, 경기 성남 분당갑, 충남 보령·서천, 원주갑, 대구 수성을, 경남 창원 의창, 제주을 등 7곳이다. 광역단체장 공천으로 공석이 된 곳들이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분당갑(김은혜), 보령·서천(김태흠), 대구 수성을(홍준표), 창원 의창(박완수) 등 4곳을, 민주당은 계양을(송영길), 원주갑(이광재), 제주을(오영훈) 등 3곳을 차지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가 맞붙은 계양을이 가장 많은 관심을 받지만 정치권에서는 제주을과 원주갑을 접전지로 꼽는다. 선거 초장부터 한쪽으로 민심이 쏠린 적이 없어서다.

제주을의 경우 현재까지 민주당 김한규 후보가 국민의힘 부상일 후보를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민주당 출신 무소속 김우남 후보와 3파전이 지속되면서 부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있다.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리서치가 KBS제주 의뢰로 지난 22∼23일 제주을 선거구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김 후보(38.4%)와 부 후보(32.9%)는 5.5%포인트 격차를 보인 바 있다.

 

원주갑 역시 국민의힘 박정하 후보가 원주시장 3선을 지낸 민주당 원창묵 후보와 초접전 양상을 벌인다. 여당은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 중 강원도 출신이 적잖은 것을 부각하며 ‘힘 있는 여당’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실력과 능력, 실적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민생을 전면에 내걸었다. KBS춘천·춘천MBC·G1·강원일보·강원도민일보 공동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지난 21∼22일 원주갑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지지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에서 원 후보가 37%, 박 후보가 36.8%로 나타났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병욱·최형창·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