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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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경기도망지사” 때리자 이재명 “오세훈 악질 사기”…난타전으로 끝난 선거운동

유권자 심판 내려지는 날
뉴시스

 

여야는 1일 지방선거 성적표를 받는다. 여야에 대한 유권자의 심판이 내려지는 날인 셈이다. 여야는 선거 전날까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계양을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 재산 축소·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연령 차별 논란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뉴시스에 따르면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을 필두로 민주당 수도권 출마자들이 꺼내든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6·1 지방선거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김포공항 이전은 수도권 민심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서울과 제주 선거 판세를 긍정적 작용을 할 호재로 보고 지도부는 물론 지역 후보들까지 합세해 총공세를 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여당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후보들도 김포공항 이전에 찬성했다며 역공을 가했다.

 

국민의힘이 6·1지방선거를 하루 앞두고 이재명발(發) '김포공항 이전' 공약 때리기를 이어갔다. 공항 이전 반대 여론을 결집해 접전인 수도권은 물론 약세인 제주 등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서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특히 이준석 대표는 제주도를 찾아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제주지사 후보 사퇴까지 촉구했다. 김포공항 이전이 제주도 관광객을 감소시킬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경기도망지사’ 이재명이 김포공항마저 도망시키려 한다. 서울, 경기, 제주 등 전국 선거는 나만 살고 보겠다는 팀킬”이라며 "김포공항을 이전해 수도권과 서울을 개발하겠다는 거창한 계획을 밝혔지만 국민은 ‘대장동 먹튀’를 재연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선 "다섯 번 의원에 당선시켜 준 인천을 버리고 졸지에 도망자 신세가 됐다"며 “서울코인 100만원을 지급해 3배 수익률을 돌리겠다, 구룡마을 개발 예산 20조원을 1인당 100만원씩 지급하겠다는 것은 영락없는 장사꾼의 언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와 호기롭게 김포공항 이전 정책 협약했지만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장기 프로젝트'라며 슬그머니 발을 뺐다"며 "서울시장 출마는 오직 이재명을 위한 희생이었음을 말과 행동으로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대표(사진 가운데)는 선거운동 마지막날 제주도에서 머물며 열세인 지역 선거 판 뒤집기를 시도했다.

 

그는 제주도청에서 ‘제주완박’(제주 경제 완전 박살) 규탄 기자회견을 자청해 “김포공항 폐항 이후에도 제주 관광 수요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민주당에서 말하는데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이재명 지사가 좋아하는 초밥도 가게가 멀어지면 적게 먹는 것이 당연한데 공항은 멀어지는데 제주도 관광 수요가 유지된다는 것은 수요 공급 기본 논리도 모르는 무식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영훈 (민주당 제주지사) 후보가 김포공항 폐항 공약은 이재명이 냈는데 그게 잘못됐다고 얘기하면서 사퇴는 이준석이 하라고 하는 것을 보면 어디부터 잘못됐는지 설명할 수 없다"며 "이런 식의 논리 수준으로 어떻게 도정을 운영하냐. 그냥 사퇴하라. 민망하다"고도 촉구했다.

 

허향진 국민의힘 제주지사 후보(사진 왼쪽)는 "오 후보는 주군 이재명 눈치 살피기에 여념이 없다"며 "오 후보는 지금 당장 이재명 후보에게 따지고 이 후보가 공약 폐기를 안 한다면 사퇴를 요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 후보는 지금이라도 당장 도지사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판세는 이미 역전됐다고 본다"고도 했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31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과거 김포공항 이전 관련 답변을 공개하며 “이제 보니 알면서도 국민을 속이고 선동하는 악질사기같다”고 비판했다.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제시했다가 여권의 집중공격을 받고 있는 이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처음엔 미취학아동 수준의 생떼일 수 있다고 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 후보님은 지난해 7월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김포공항 이전에 대해 '상당히 경청하고 검토해볼만한 제안'이라고 수차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11월 열린 또다른 시정질문에서도 오 후보님은 '김포공항이 인천공항으로 옮겨서 통합될 때 생길 수 있는 경제효과나 그 외에 장점이 많은 줄 미처 상세히 알지 못했었는데 많은 공부를 했다. 발전시켜볼 만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의회 답변을 보면 오 후보님은 알면서도 국민을 속이고 선동하는 대국민사기로 보인다"며 "오 후보의 김포공항 막말이 본인에게 부메랑 되어 돌아간 꼴"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야말로 콩가루집안 오합지졸이고, 오 후보의 팀킬이 돋보이는 장면"이라며 "이재명이 하는 일이라면 아무리 좋아도 발목잡는 이유 모르는 바 아니다. 그렇다고 현명한 국민께서 두루뭉술 속아주시리라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국민께서는 국힘의 대국민 사기행위를 반드시 심판하실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캠프 김남준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 역시 이번 지방선거에서 김포공항의 완전 이전을 제시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힘은 이재명 깎아내리기에만 눈이 멀어 내용도 확인하지 않고 헛발질을 한 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기초단체장 후보들이 공약집이나 과거 의정활동 당시 김포공항 이전을 주장한 회의록들을 열거했다.

 

우선 이기재 국민의힘 양천구청장 후보가 공약집에서 '공항 소음 피해지역 주민 지원' 대책으로 재산세 감면, 여름철 전기료 지원 등과 함께 '김포공항 이전 지속 추진'을 명시한 것을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이준석 대표와 이기재 후보가 과거 친밀한 관계를 드러내는 SNS 사진도 공개한 뒤 "심지어 이기재 후보는 제주도 서울본부장으로도 재임한 경력이 있다"며 "국민의힘 주장대로라면 제주도 공직자 출신이 제주도민에 칼을 꽂는 공약을 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 "국민의힘 소속 인천 중구청장 예비후보였던 박정숙 인천시의원도 작년 8월 30일 시정질의를 통해 2003년 김포공항 국제선 부활로 두 공역의 공항이 서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김포공항을 이전과 인천국제공항 통합운영을 주장하는 한편, 10월에는 ‘인천·김포공항 통합 추진 촉구 결의안까지 대표발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나아가 지난해 7월 서울시의회 시정질문 회의록을 제시하며 "오세훈 후보는 민주당 최선 시의원이 김포공항 이전에 대한 견해를 묻자 '상당히 경청하고 검토해볼만한 제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며 "그런데 이재명 후보가 공약을 제시하자 '졸속 공약' '막공약'이라며 저주에 가까운 말을 퍼붓고 있다"고도 했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는 31일 16억원 규모의 재산 신고를 누락한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를 향해 "241억원 정도 되는 자기 재산도 제대로 관리 못하면서 어떻게 33조원이나 되는 경기도 예산을 관리할지 걱정"이라고 저격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한 뒤 "고의로 재산신고를 축소하고 TV토론에서 거짓말을 했다면 자신이 공언한대로 처벌을 받아야 할 위중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김은혜 후보에 대해 "건물 값을 15억원 가량 줄여서 신고했고, 1억2000만원이 넘는 주식은 아예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왠만한 우리 이웃의 전 재산보다 많은 금액, 분당 아파트 한 채 가격을 착오로 빠트렸다고 하는데 이렇게 축소해서 신고한 재산만 해도 이미 225억원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관위가 인정한 재산신고 축소에 대한 해명은 단 두 줄"이라며 "그저 실수로 빠트렸다는 취지의 두 줄짜리 해명이 경기도민뿐 아니라 온 국민을 더욱 분노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보다 엄격한 스스로의 기준을 설정하고, 정직하고 청렴하게 살아온 저에게 사실도 아닌 내용들을 제기하는 모습을 보면 오로지 자신의 과오를 덮기 위한 몸부림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만나 김 후보가 경제부총리 시절 측근 업체에 부처 명절 선물세트 사업을 몰아줬다며 이를 김은혜 후보 측이 고발한 것과 관련해 "마음껏 고발하라고 해라"라며 "선거 앞두고 아니면 말고 식 의혹 제기에 개탄하고 분노한다"고 대응했다.

 

이어 "34년 공직하면서 한 점 부끄럼 없이 깨끗하고 청렴하게 했다"며 "아무리 정치판이 혼착하고 내일이 선거라고 해도 이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김은혜 후보 측이 후원금 의혹, 자녀 의혹 등을 연달아 제기하고 있는 데 대해 "선거가 끝나면 결과와 상관 없이 이와 같은 흑색선전은 응징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과 협의해봐야겠지만 문제제기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김 후보는 오는 8월 열릴 예정인 민주당 전당대회 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 당의 전당대회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며 "지금 오로지 관심은 경기도에 있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국민의힘 권 원내대표는 31일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의 재산 신고 누락을 비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향해 "무엇보다 본인의 과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텐데 오히려 공격에 앞장서는 표리부동의 전형을 보여준다"며 날을 세웠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재명 후보의 고농축 구태정치"라며 이같이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김은혜 후보는 실무진 실수로 재산 신고에서 일부 착오가 있었다. 김 후보 캠프는 이미 충분한 해명을 했다"며 "그럼에도 민주당은 일제히 허위사실 공표니 당선 무효니 후보 사퇴니 하며 민심을 호도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언제나 그렇듯 민주당의 비판은 결국 자아비판으로 돌아온다. 2020년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는 공직자 재산 신고에서 채권 5억500만원을 누락했다"고 꼬집으며 "민주당의 비판을 이재명 후보에게 적용하면 어떻게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번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는 구태정치로 일관했다. 도피성 방탄 출마로 도덕 불감증을 표출하더니 어떻게든 국민을 속여보려고 민영화, 김포공항 등 허언증을 일삼았고, 마침내 본인의 과거를 망각한 기억상실증을 보여줬다"며 "그야말로 '고농축 구태정치'라 할 만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경고한다. 낡은 것으로 새 시대를 만들 수 없다"며 "심판이 하루 남았다. 바로 내일(6월1일) 국민께서 낡은 것과 새것을 나누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31일 증평군수 후보로 출마한 송기윤 후보에게 일흔이 넘었다며 '새로운 걸 배우시기는 좀 그렇다'라고 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경악할 '나이 차별'이다. 대한민국 70대들의 새로운 도전 폄하에 즉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공당을 대표하는 비대위원장이 공개 유세 현장에서 이처럼 노골적으로 나이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드러낸 사실에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 대변인은 "송 후보자뿐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70대와 그 이상 국민들의 새로운 도전과 꿈을 폄하하는 근본적 인식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작 같은 박지현 비대위원장의 '586 정치인 용퇴' 문제 제기에는 '나이를 가지고 몇 살 됐으니까 그만해야 한다든지 이런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호에 앞장섰다"며 '나이 차별'을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형수 중앙선대위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민주당의 선거 역사는 어르신 폄하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맹공을 가했다.

 

박 대변인은 "2004년 당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60세 이상은 투표하지 말고 집에서 쉬라고 했다"며 "2004년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은 50대에 접어들면 뇌세포가 변해 사람이 멍청해지니 60대가 넘으면 책임 있는 자리에 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2012년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는 노인네들이 오지 못하게 엘리베이터를 모두 없애버리자고 했고, 2020년 김한규 후보 캠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부모님이나 어르신들이 2번 후보에게 마음이 있다면 투표를 안 하도록 하는 것이 도움 된다고 선동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어르신 폄하는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다"라며 "피와 땀으로 눈부신 대한민국을 일군 어르신 세대에 대한 뿌리 깊은 경시 풍조가 무의식중에 발현된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6·1지방선거에 출마한 송기윤 국민의힘 증평군수 후보의 나이를 언급하며 "일흔이 넘으셔서 새로운 걸 배우시기는 좀 그렇지 않나"라고 말한 것에 대해 하루 만에 사과의 뜻을 밝혔다.

 

윤 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그렇게 들으셨다면 정말 죄송하다"며 "연기자로서 성공하신 분이기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연기자로 계속 남으시면 어떨까 하는 덕담을 드리다가 조금 표현이 과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송기윤 후보님, 불쾌하셨을 텐데 사과드린다"면서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직접 만나뵙고 사과드릴 생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위원장은 30일 오후 충북 증평 새마을금고에서 진행된 이재영 충북 증평군수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 도중 송 후보를 겨냥해 "이제 일흔이 넘으셨으니까 새로운 걸 배우시기는 좀 그렇지 않느냐"며 "하시던 일 계속 쭉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저쪽 후보를 보니까 연기자로 아주 성공하신 분"이라며 "저도 참 좋아하는 연기자이신데, 이제 연세가 일흔이 넘으셔서 연기를 이제 그만하시려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