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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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서 국힘 제2당으로… 민주당 견제 가능할까

제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 1일 오후 광주 동구 전남여자고등학교 체육관에서 개표 사무원들이 개표함을 개표장으로 옮기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남에서 국민의힘이 제2당으로 광역의회에 진출해 민주당 독주를 견제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6·1지방선거의 광주 광역의원 비례대표 투표에서 14.11%의 정당득표율을  기록했다. 민주당 68.53%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정의당(9.46%), 진보당(7.18%)이 뒤를 이었다. 한 정당이 비례대표 의원을 3분의 2 이상을 차지할 수 없다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3석 가운데 1석을 차지했다.

 

전남도의회 정당득표율도 국민의힘 11.83%로 정의당(7.41%), 진보당(5.48%)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전체 비례대표 6석 가운데 1석을 국민의힘이 차지했다. 

 

광주시의원은 김용님 후보가, 전남도의원은 전서현 후보가 각각 국민의힘 비례로 입성하게 된다.

 

그동안 광주와 전남에서 지방의회 의석은 대부분 민주당이 차지했다. 나머지는 정당 득표를 통해 비례로 진보 정당 후보들이 진출했다. 보수 정당 후보가 광역의회에 입성한 것은 광주에서는 1회 지방선거 때 1차례, 전남에서는 2차례였다.

 

국민의힘이 광역의회에 진출하면서 민주당 독주에 맞설 수 있을지에 관심이다. 비례대표 당선자는 지방의회 독점 체제 속에서 견제 세력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민의힘 광주시의회 비례 김용님 당선자는 “정치는 견제와 균형이 이뤄져야만 정상적인 시스템이 작동된다”며 “광주도 이제는 민주당 독점 체제가 아닌 견제와 균형을 갖춘 체제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광주 광역의회 비례대표로 당선된 국민의힘 김용님 당선자가 2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민주당 일색의 광주 광역의회에 보수정당인 국민의힘 의원 배출은 1995년 1회 지방선거 이후 27년 만이다.   뉴시스

국민의힘 전남도의회 전서현 당선자도 “편파적인 지역 정치환경 속에서 도민을 위한 보수 정당의 가치를 보여주고 싶다”며 “국민의힘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식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단체장 후보들은 이번 6·1지방선거에서 두 자릿수의 역대 최고 득표율을 올렸다. 국민의힘은 광주 14명, 전남 20명의 후보를 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단 1명에 그쳤던 단체장 선거에는 9명(광주 4명·전남 5명)이 후보로 나섰다. 광주에서는 주기환 시장 후보를 비롯해 동구청장 양혜령, 남구청장 강현구, 북구청장 강백룡 후보가 민주당 아성에 도전장을 냈다. 전남에서는 전남지사에 이정현 후보가 나섰고, 여수시장 신용운, 나주시장 지차남, 함평군수 김유성, 영암군수 임대현 후보가 출마했다.

 

광주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주기환 후보가 15.90% 득표율을 기록했다. 제5회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정용화 후보가 얻은 14.22%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역대 최다 득표율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광주에서 얻은 12.7%도 넘어섰다. 

 

전남지사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이정현 후보가 18.81%를 얻었다. 제5회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김대식 전남지사 후보가 기록한 13.39%를 넘어 역대 최다 득표율이다. 두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당초 호남에서 ‘마의 20% 벽’을 넘지는 못했다.

 

이처럼 국민의힘 후보들이 선전한 데는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효과와 함께 민주당 일당독점 폐해로 인한 반감 정서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국민의힘이 줄기차게 서진전략을 펼치며 호남 껴안기에 나선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주기환 광주시장 후보는 “비록 패배했지만 이번 선거는 민주당 체제에서 다수당 체제로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광주의 정치구조를 바꾸는 초석을 다졌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