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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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강조한 심포지엄에 BTS 소환된 이유는

박진 “한·미동맹의 진화 노력에 중단 있을 수 없어”
웬디 셔먼 “韓·美 대북 접근에서 완전히 일치하고 있다”
헨리 키신저 “한·미 직면 문제에 있어 양국의 유대 필수적”
박진 외교부 장관이 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아산정책연구원 주최로 열린 한미수교 140주년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한국과 미국의 전·현직 정부 인사들이 굳건한 한·미동맹을 강조하고 대북 접근에서도 ‘일맥상통’의 관점을 가진 관계임을 과시했다. 특히 박진 외교부 장관은 세계적인 K-팝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BTS)이 인류애 메시지로 세계인을 사로잡았다고 평가하며 한·미동맹도 이런 가치에 기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장관은 3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아산정책연구원과 주한미국대사관 주최로 열린 한·미 수교 140주년 기념 심포지엄 축사에서 “오늘날의 도전에 대응하고 내일의 위험을 준비하기 위한 한·미동맹의 진화 노력에는 중단이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미동맹이 반세기 이상 지속돼 왔다는 것은 지정학적 환경의 변화와 시대적 요구에 적응해나갈 수 있는 동맹의 능력을 증명한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BTS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반(反) 아시안 증오범죄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을 거론하며 한·미동맹과도 연결시켰다. 그는 “저는 1960∼1970년대에 비틀스 음악을 들으며 자랐다. 그들의 음악과 메시지를 동경했다”며 “이제 전 세계 젊은이들은 음악과 함께 평화, 사랑, 자유, 인류애의 메시지로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BTS를 보면서 자라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도 이런 가치에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도 심포지엄 영상 기조발언을 통해 북한의 최근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인도태평양 지역 및 전체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한다”며 “미국과 한국은 대북 접근에서 완전히 일치하고 있다(in full alignment)”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평화롭고 외교적인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지속해서 믿고 있다”며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 의도를 갖고 있지 않으며 대화로의 길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부연했다.

세계적인 K팝 스타 방탄소년단(BTS)의 제이홉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멤버들과 함께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발언하고 있다. BTS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아시아인 혐오 범죄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백악관에 초청받았다.   워싱턴DC AP=연합뉴스

이날 심포지엄에는 미국 외교의 거두로 꼽히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도 영상으로 축사를 전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1953년 한국은 전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다”며 “오늘날은 G20(주요 20개국) 일원이고 1인당 국민 소득은 많은 유럽 국가를 넘어서며 첨단기술 부문도 보유하고 있다”고 한국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미가 직면한 기후변화, 팬데믹, 역내 경쟁, 첨단기술과 인공지능의 활용 등의 문제에 있어 양국의 유대가 필수적”이라며 한·미동맹의 오랜 구호인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를 상기했다.

 

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한 미국의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들은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을 만났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국방부 부장관을 지낸 폴 월포위츠와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설립자 등과 만나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국의 역할과 책임을 확대할 생각”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토대로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유지·강화하는 것이 대한민국 국익에도 정확하게 부합한다”며 “저는 같은 차원에서 한·미관계를 글로벌 차원의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양국 이익에 부합한다는 데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아산정책연구원 주최로 열린 한미수교 140주년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윤 대통령은 이들을 “한·미동맹의 든든한 후원자들”이라며 “그동안 한·미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해준 것에 깊이 감사드린다. 이번 정상회담 성과를 토대로 한·미동맹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지와 도움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