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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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실험 경고’… 한미, 핵 항모 동원 연합훈련 실시

4년 7개월 만… 尹 정부 첫 연합훈련
합참 “美, 강력한 확장억제 공약 이행 의지 보여줘”

한국과 미국이 4년 7개월 만에 핵 추진 항공모함을 동원해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최근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가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강력한 대북 경고 차원으로 풀이된다.

 

미 전력자산이 동원된 한·미 연합훈련은 윤석열정부 들어 처음이다. 북한이 실제로 핵실험에 나선다면 한·미 대북 압박 수위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일부터 사흘간 일본 오키나와 동남방 공해상에서 한·미 해군 간 항모강습단 연합훈련을 했다고 4일 밝혔다.

 

한·미가 다국적 훈련이 아닌 양국 연합훈련 차원에서 핵 추진 항모를 동원한 것은 2017년 11월 이후 4년 7개월 만이다.

 

이번 연합훈련에 한국 해군 측에서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 참가 차 하와이로 이동 중인 상륙강습함 마라도함(LPH·1만4500t급),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DDG·7600t급), 구축함 문무대왕함(DDH-Ⅱ·4400t급)이 참가했다.

 

한국 해군이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일본 오키나와 동남방 공해상에서 한·미 해군 간 항모강습단 연합훈련을 실시했다고 4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2일 대한민국해군 환태평양훈련전단장 안상민 준장이 미국 해상작전헬기(MH-60)를 이용해 미국 항모 로널드레이건함으로 이동하는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미국 해군 측에서는 핵 추진 항모 로널드레이건호(CVN-76·10만t급), 순양함 엔티텀함(CG-54·9800t), 이지스 구축함 벤폴드함(DDG-65·6900t), 군수지원함 빅혼함이 참가했다.

 

이 중 레이건함은 길이 333m, 폭 77m에 높이 63m 규모로 세계 최강 수준의 항공모함이다.

 

레이건함은 축구장 3개 넓이 비행 갑판에 F/A-18 슈퍼호넷 전투기, MH-60R 해상작전헬기, 적 레이더를 교란하는 전자전기 그라울러(EA-18G), 공중조기경보기 호크아이(E-2C) 등의 함재기 70여 대를 탑재한다.

 

한·미 해군은 레이건호에서 열린 한·미 지휘관 회의를 시작으로 방공전, 대잠전, 해상기동군수, 해양차단작전 등 다양한 해상 훈련을 실시했다.

 

합참은 “이번 훈련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한·미 간의 의지를 확고히 하는 한편 한·미 연합방위능력과 태세를 현시하고 미국의 강력한 확장억제 공약 이행 의지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는 앞으로도 공고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연합방위태세를 굳건히하고 만일 북한이 도발한다면 압도적 승리를 보장할 수 있는 만반의 태세를 상시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소인수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앞서 지난달 21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 재래식 및 미사일방어 등 확장억제 제공 공약 재확인과 연합훈련 범위규모 확대 합의 등이 이뤄졌다.

 

훈련을 마친 환태평양훈련전단(전단장 준장 이상민)은 림팩 훈련 장소인 하와이로 향한다.

 

한국 해군은 1990년 림팩 첫 참가 이래 가장 많은 전력을 파견해 마라도함·세종대왕함·문무대왕함뿐 아니라 손원일급 잠수함인 신돌석함(SS-Ⅱ·1800t급), 해상초계기(P-3) 1대, 해상작전헬기(LYNX) 2대도 파견한다. 또한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9대와 함께 해병대 상륙군 1개 중대, 특수전전단 4개팀, 59기동건설전대 등 장병 1000여 명도 참가한다.

 

현재 인도·태평양지역에는 레이건호와 에이브러햄 링컨호(CVN-72·10t급) 등 항모 2척과 신형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함(LHA-7·4만5000t급) 1척 등 항모급 3척이 작전을 수행 중이다. 강습상륙함에는 F-35B 스텔스 전투기 최대 20대가 탑재된다.

 

앞서 2017년 북한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이 잇따르자 그해 11월 레이건호와 시어도어루스벨트호(CVN-71), 니미츠호(CVN-68) 등 항모 3척이 동해상에서 한국 해군과 고강도 연합훈련을 시행한 바 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