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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도 야도 ‘알고리즘 편향성’ 정조준… 업계선 “실효성 의문” [대수술 예고된 '포털뉴스']

광우병 사태 관련 뉴스 미노출 의혹
대선 등 선거 때마다 편향성 시비도
양대 포털, 개선 노력에도 논란 지속

인수위 때부터 개편 예고한 尹정부
알고리즘 투명성위원회 설치 전망
민주당도 포털 편집권 제한 등 추진

“구글처럼 검색으로만 뉴스 제공해야”
전문가, 알고리즘 폐지 목소리 높여
포털 “어떤 대응하든 또 논란 될 것”

‘포털사이트 뉴스서비스 개편’은 갓 출범한 윤석열정부 시대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다. 정치권에선 여야 모두 각자 이해에 맞춰 포털사이트 뉴스서비스 방식을 손봐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고 있다. 시민사회 역시 현행 뉴스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많은 부작용이 사회 통합을 저해한다며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사회 여러 주체가 이처럼 한목소리로 대수술을 예고한 포털사이트 뉴스서비스 개편은 왜 필요하고 과연 모두가 만족할 방안이 있는 것인가.

◆인수위·민주당, 포털사이트 뉴스서비스 개편 예고

포털사이트 뉴스서비스 관련 새 정부 방침을 가장 먼저 천명한 곳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다. 윤석열정부 출범 전인 지난달 2일 당시 윤석열 당선인 인수위는 포털사이트의 뉴스 알고리즘(뉴스·상품 추천 원리)을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박성중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는 “하루 평균 이용자가 8082만명에 달하는 네이버와 카카오(다음)가 언론사를 취사선택하고 뉴스 배열 등 사실상 편집권을 행사해 여론 형성을 주도하고 있다”며 “네이버·카카오가 알고리즘이라는 ‘가면’ 뒤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수위는 포털사이트 개편 방향도 제시했는데 정조준한 것은 포털사이트의 뉴스 추천 알고리즘 시스템.

박 간사는 “전문가 중심 가칭 ‘알고리즘 투명성위원회’를 법적기구로 포털 내부에 설치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자격기준을 법으로 규정하겠다고도 덧붙였다. 단계적 아웃링크 추진의 방향성도 제시했다. 주요 기사를 포털 내부에서 읽는 ‘인링크’ 방식 대신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아웃링크’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다만 이용자와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전면 아웃링크 도입 후에도 문제가 계속되면 아예 포털 편집권을 없애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24일 포털 뉴스 알고리즘, 뉴스 제휴평가위원회 등 전반에 대한 정책 협의기구 ‘포털 뉴스 신뢰성·투명성 제고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했다. 방통위는 협의체를 통한 정책 논의 후, 당사자 의견수렴을 거쳐 오는 12월까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제는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역시 지난달 12일 언론개혁법안 중 하나로 포털사이트 뉴스서비스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입법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이는 보름 후 김의겸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민주당 의원 170명이 전원 참여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으로 구체화됐다. 포털사이트의 뉴스서비스 규제를 골자로 한다. 주요 내용은 4가지다. 먼저 포털사이트가 알고리즘 및 자체 기준에 따라 기사 추천·배열·편집을 못 하도록 명시했다. 또 포털 제휴 언론사를 서비스에서 이런저런 형식으로 차별하는 것을 금지한다. 포털사이트 웹페이지 내에서 뉴스 보기를 금지하면서 언론사 웹페이지로 이동하게 하는 아웃링크를 의무화했다. 위치정보를 이용해 지역 언론사 기사를 일정 비율 이상 먼저 노출하는 내용도 담았다. 정치권의 이 같은 포털 뉴스 손보기는 세부 내용에서는 일부 다를 수 있지만, 모두 알고리즘 및 뉴스 편집, 아웃링크를 겨냥하고 있다.

◆알고리즘 논란 수년 전부터… 편향성 근본 원인일 수도

뉴스 추천 알고리즘의 편향성 논란은 오래된 시빗거리다. 2008년 네이버가 광우병 사태 관련 뉴스를 노출하지 않는다는 주장부터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뉴스 노출의 편향성 시비까지 포털사이트 편향성 문제는 매번 거론됐다. 그때마다 양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다양한 대응 방안을 내놨다. 먼저 사람이 직접 뉴스를 배열하는 서비스에 대한 편향성 지적이 나오자 각각 2017년과 2015년에 인공지능(AI) 기반 알고리즘 추천 서비스 ‘에어스’와 ‘루빅스’를 도입했다. 더불어 이용자가 직접 자신이 이용할 콘텐츠를 선택하는 구독시스템인 네이버 ‘뉴스스탠드’(2017년)와 카카오 ‘카카오 뷰’(2021년)도 내놨다.

외부 인사들과 함께 편향성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네이버는 2018년부터 올해까지 2차에 걸쳐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뉴스 알고리즘 검토위원회를 발족, 검증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카카오는 2018년 국내에선 최초로 알고리즘 윤리 헌장을 발표했다. 심지어 양사는 뉴스 추천 알고리즘 작동 방식과 원리까지 공개하고 있다. 양사 모두 AI 추천 기술을 활용해 뉴스를 추천·편집하고 있다.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클릭수, 열독률, 체류 시간 등 이용자 소비 패턴을 학습하고 이용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뉴스를 예측해 추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편향성 지적은 계속 나오고 있다. AI는 어떤 방식으로 설계되고, 어떤 자료를 통해 교육받는지에 따라 성격, 행동이 결정된다. 즉 AI가 딥러닝 기술을 통해 뉴스 추천과 편집을 하더라도 초기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이때 편향성을 가지고 데이터를 준다면 결국 AI가 추천·편집한 뉴스들은 편향성을 가지게 된다.

◆전문가 “뉴스 추천 알고리즘 자체 없어져야”

포털 뉴스 편향성 시비는 결국 뉴스 추천 알고리즘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이트의 뉴스 추천은 언론사의 공신력·책임감과 상관없이 추천수가 많거나 댓글이 많이 달린 기사들 위주로 진행된다”며 “이는 포털사이트의 편향성 문제가 아니라 단지 이용자 선호에 따른 추천 알고리즘이 작동한 결과”라고 말했다.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도 “기본적으로 알고리즘은 공정할 수 없다”며 “알고리즘은 데이터에 의해 움직이는데, 그 데이터는 사람에게서 나오고 사람은 사회에 속해 있다”고 설명했다.

대안으로 한 교수는 구글처럼 뉴스 추천 섹션을 없애고, 검색으로만 뉴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글은 기자수, 매출 등을 고려해 유력 언론사 노출도를 높이는 편집기준을 적용한다”며 “반면 국내 포털사이트는 모든 언론사를 ‘n분의 1’화해 유력 언론사 브랜드 파워는 낮춰 함량 미달 언론사와 경쟁하게 만들고, 그 결과 포털사이트에 종속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뉴스서비스 구조를 포털 제휴가 아니라 아웃링크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아웃링크 방식이 도입되면 진보든 보수든 신뢰도가 낮아 이용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언론사는 자연스럽게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며 “가짜뉴스 유통이나 편향성 논란이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책임연구위원은 “알고리즘 작동 방식에 대해 가능한 한 상세하게 설명해야 한다”며 “알고리즘이 적용되는 영역을 가시성 있게 알려야 하며, 이용자가 알고리즘 기사 배열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포털업계는 “어떤 식으로 대응을 하든 편향성 논란은 계속 나올 것”이라는 입장이다. 포털사이트 관계자는 “뉴스 추천 및 검색 알고리즘을 수정하고 뉴스 구독 방식을 내놓는 등 편향성 지적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꾸준히 마련하고 있다”며 “알고리즘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까지 공개하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뉴스 추천 섹션을 없애고 뉴스 구독서비스만 제공한다고 해도 편향성 논란은 또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언론사를 먼저 추천하는지를 놓고 또 다른 편향성 지적을 할 것”이라며 “뉴스 구독서비스가 포털사이트에 노출되는 위치까지 문제 삼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포털사이트가 아무리 노력해도 편향성 논란은 계속 나올 것”이라며 “특히 정치권에서 선거 등 정치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포털사이트 관계자는 “알고리즘을 공개하고 있는데도 알고리즘을 문제 삼는 것은 결국 정치권에서 이를 핑계로 또 다른 편향성을 주입하기 위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구글처럼 검색만 제공하면, 그때는 검색에 노출되는 일부 언론사를 가지고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고 지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웃링크가 서비스의 질적 하락을 이끌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아웃링크로 뉴스를 보면 해당 언론사가 제공하는 각종 상업 광고로 기사 자체를 보기 힘들다”며 “서버 증설을 위한 언론사의 제정 압박도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지난달 3일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및 사단법인 오픈넷 등은 “‘아웃링크’ 방식은 언론사의 상업적 경쟁을 심화해 자극적 기사 난무로 인한 전반적인 뉴스 품질 저하와 과도한 광고 게재로 이용자 편익을 저해할 우려가 있고 포털 뉴스의 자율 규제 노력도 무력화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한국인터넷신문협회가 ‘포털 뉴스 규제를 정한 정보통신망법개정안의 내용과 쟁점’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 포털 뉴스 이용자와 언론사, 포털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조치들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