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5일(현지시간) 북한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핵실험 준비로 보이는 징후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영국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 중 하나가 재개방된 징후를 관찰했다”며 “이는 핵실험을 위한 준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에 덧붙여 짓던 별관에 지붕이 올려지면서 외견상 건설이 완료됐다”며 “영변 경수로 주변의 건물 한개 동이 완공됐고, 인접 구역에 건물 두동이 착공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영변의 5㎿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다는 징후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며 “과거 핵폐기물 처리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는 활동 과정에서 관찰된 것과 같은 방사성화학연구실의 활동 징후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또 1994년 건설이 중단된 50㎿ 원자로 건물이 해제되고 일부 자재가 제거된 모습이 관찰됐는데, 이는 다른 건설 프로젝트에 자재를 재사용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강선 핵 단지와 평산 광산에서의 활동 징후 역시 지속되고 있다”며 “IAEA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검증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고자 강화된 준비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로시 사무총장이 언급한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이 과거 6차례 핵실험을 했던 곳이다.
앞서 2018년 5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한달 앞두고 한·미·중·러·영 등 국제 기자단 참관하에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한 바 있다.
그로시 사무총장의 이번 성명으로 북한이 2017년 이후 처음으로 핵실험을 실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재차 제기됐다.
앞서 지난 3일에도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 모두발언에서 “미국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7차 핵실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평가한다”며 “(한·미·일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적절한 군사 태세(military posture)를 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모두 17차례(실패 1차례 포함)에 걸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각종 미사일과 방사포를 쏘며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북한이 이달 개최하기로 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5차 전원회의에서 핵실험 실시에 관한 결정서를 채택하고 행동에 옮길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