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보수 시민단체가 방송인 김어준씨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김건희씨’라고 칭한 데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내 편’이면 ‘여사’로, ‘남의 편’이면 ‘씨’로 부르는 것인데 참 속보이는 짓”이라고 김씨를 강하게 때렸다.
전 전 의원은 6일 블로그에 윤 대통령 부부의 ‘제67회 현충일 추념식’ 참석 사진을 올린 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호칭,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이 김어준씨가 꼬박꼬박 김정숙한테는 ‘여사’라고 불렀는데 김건희한테는 ‘씨’라고 부른다고 고발했다”며 “이미 호칭 문제는 문재인 정권 때 한번 큰 소동을 벌였다”라고 적었다.
그는 “(앞서) 한겨레는 창간 이래 대통령 부인은 ‘아무개씨’로 불렀다. 그런데 (당시) ‘김정숙씨라고? 문재인 대통령을 무시하는 거지?’하고 좌파들이 달려들어 한겨레가 항복하고 ‘김정숙 여사님’을 복창했다”라면서 “그러던 좌파들이 ‘김건희씨’라고 부르는 것은, 저들의 논리대로면 ‘윤 대통령을 무시해서’다”라고 날을 세웠다.
전 전 의원은 “글쎄, 저는 그다지 호칭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이라면서도 “그런데 호칭까지 ‘내로남불’하는 좌파들을 보니 김건희 여사라고 부를까 싶다. 하긴 요새 웬만하면 다 여사님 아닌가. 참 인색한 좌파들”이라고 했다.
앞서 법세련은 지난 3일 “중립성이 요구되는 공영방송 TBS의 진행자가 대통령 배우자를 부를 때 ‘여사’ 호칭을 사용하도록 권고해 달라”며 인권위에 김씨를 상대로 한 진정을 낸다고 밝혔다.
법세련은 “(김씨의) 현직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호칭이 ‘여사’가 아닌 ‘씨’였다”면서 “평소 김어준 진행자는 다른 대통령 배우자들에게는 여사라고 부른다. 편향적인 정치 성향에 따라 김건희 여사를 비하하고 무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김씨는 6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상한 일”이라며 “(김 여사) 본인이 원하는대로 불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지난 3월10일 김건희씨는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영부인이 아니라 대통령 배우자라는 표현이 좋다’라며 자신이 어떻게 불리고 싶은지 밝혔다”면서 “이는 특별한 호칭을 원치 않는다는 의미”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부인’은 남의 아내를 높여 부르는 말, ‘씨’는 그 사람의 신분을 나타내는 명사 뒤의 높임말”이라며 “이 둘을 병렬해 당사자가 원하는 대로 특별하지 않지만 여전히 높임말인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라고 했는데 어떤 부분이 인권침해냐”라고 반문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법세련은 대통령 부인의 뜻을 잘못 이해한 게 아니냐”면서 “당사자가 ‘여사’로 불리고 싶은 게 맞는가. 잘 알아보고 (내게) 연락하면, 원하는 대로 불러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