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찰에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들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번에는 경기 안산시에서는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이 같은 빌라에 거주 중인 전 연인의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8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자신을 안 만나준다는 이유로 헤어진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60대 남성 A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A씨는 이날 오전 10시20분쯤 안산시의 한 빌라 1층 복도에서 40대 여성 B씨의 복부를 여러 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직후 A씨는 자해를 시도했지만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긴급체포 돼 병원으로 이송됐고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A씨와 피해 여성은 지난해 말부터 4개월간 교제하다 헤어진 사이로 알려졌다. 여성은 같은 건물에서 거주하는 A씨로부터 “왜 만나주지 않느냐”며 욕설을 듣는 등 시달려왔고 지난달부터 경찰의 신변보호 조치를 받던 중이었다.
그럼에도 A씨는 범행 전날에도 빌라 공동현관에서 피해 여성을 만나 현관문을 가로막고 욕설 등을 해 경찰에 스토킹 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이 숨지는 사건은 지난 2월에도 발생했다. 지난 2월14일 신변보호 대상자였던 40대 여성은 구로구의 한 술집에서 전 연인있던 B씨에게 살해됐다. 여성은 범행 사흘 전에 B씨를 폭행 및 특수협박 등의 혐의로 고소했고 경찰은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이를 기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에도 서울 송파구에서 이석준(26)이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가족을 살해한 사건이 일어나는 등 신변보호 대상자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