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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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강조한 ‘과학 방역’… 한 달 지나도록 시작도 못해

당초 30일 과제… 절차 문제로 7월에 착수
먹는 치료제 100만 명분 도입 예산은 확보
100일 과제였던 격리 체계, 이달 결정할 듯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었던 지난 4월 1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제13차 코로나비상대응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전 정부의 방역 정책을 비판하며 과학 방역을 내걸고 출범한 지 한 달이 됐다. 하지만 인수위가 내걸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양성률 조사 등 방역·의료 분야 일부 항목은 당초 밝힌 계획과 달리 미진한 상황이다.

 

10일 방역 당국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이었던 지난 4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 로드맵에는 과학·신뢰·지속가능한 방역을 위해 윤 정부 출범 후 시기별로 추진할 장단기 과제가 제시됐다.

 

인수위는 크게 신속조치, 30일 과제, 50일 과제, 100일 과제를 분류했다. 신속조치 중에서 재감염 분석 결과와 치료제 효과 분석 결과는 이미 발표를 했다. 30일 과제에는 △1만명 항체 양성률 조사 △고위험군 패스트트랙 △치료제 확보 전략 마련 △실외 마스크 프리 선언 시기 검토 등이 있다. 이중 실외 마스크 프리 선언은 윤 정부 출범 전에 이뤄졌다.

 

치료제 확보 전략은 구체적으로 100만9000명분 추가 구매를 하겠다는 내용이었는데, 해당 물량의 치료제를 국내로 들여오지는 못했으나 제2차 추가경정(추경)예산으로 먹는 치료제 100만명분과 주사용 치료제 5만명분 등 추가 구입비 7868억원을 확보했다. 고위험군이 1일 이내 검사부터 진료, 먹는 치료제 처방, 입원하는 패스트트랙은 6월부터 가동한다.

 

1만명 항체 양성률 조사의 경우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인수위원장 시절부터 강조했던 과학 방역의 일환이었으나 아직 시작조차 못 하고 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전날 기자 간담회에서 “정부에서 하는 것들이 절차가 있어서 처음 계획했던 것보다는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며 “7월 정도에 착수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중대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20일 앞으로 다가온 50일 과제에는 일반의료 중심 코로나19 대응 체계 전환이 주를 이룬다. 구체적으로 코로나19 환자가 상시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긴급치료병상을 1400개 이상 추가하기로 했는데, 현재까지 확보한 긴급치료병상은 345개에 불과하다. 반면 50일 과제였던 먹는 치료제 투약 대상 확대는 지난 5월15일부터 실시됐다.

 

50일 이후 100일 과제는 하반기 재유행을 대비한 내용이 다수 포함돼있다. 과학적 근거를 중심으로 한 생활방역체계 재정립, 고위험 다중이용시설의 환기 설비 기준 마련, 12세 미만 소아를 포함한 재유행 대비 접종 계획 마련 등이다. 감염병 등급 체계 조정 및 격리 체계 개편은 100일 과제로 선정됐었지만, 이미 1급에서 2급으로 하향이 됐고 격리 체계 개편은 이달 중에 결정이 될 예정이다.

 

현재 정부는 전문가 중심으로 TF를 꾸려 격리 의무화 해제 여부에 대한 의견을 수렴 중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오는 17일 논의 결과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