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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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칼럼] 巨野, 서울시의회 선거 참패 의미 새겨야

吳시장 역점사업 발목잡기 일관
의석 3분의 1로 줄어 소수당 전락

국정 협치 않고 입법폭주 계속 땐
2년 후 총선서 민심 심판 받을 것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말이다. 선거가 권력의 향방을 결정짓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투표의 힘보다 강한 것은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권력은 총구가 아니라 유권자의 손끝에서 나온다. 우리 국민은 6·1 지방선거에서 또 한 번 권력 지형의 대변화를 만들어내며 강한 투표의 힘을 보여주었다.

 

지난해 4·7 재보궐선거, 올해 3.9 대선에서 연패하고도 반성은 없이 다수 의석을 내세워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등 입법 폭주를 멈추지 않은 더불어민주당에게 3연패의 굴욕을 안겼다. 유권자들의 깨어있는 의식은 이번에도 우리 정치의 바른 길을 제시했다. 오만한 권력을 응징하는 유권자들이야말로 한국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근간이다.

김환기 논설실장

판이 뒤집힌 지방선거 결과는 여권 정치인들에겐 전리품을 안겨주지만 거대 야당에는 성찰의 시간을 요구한다. 대선에서 0.73%포인트 표차의 신승을 거둔 윤석열 대통령은 지방권력까지 접수함으로써 국정운영의 동력을 확보했다. 안도감이 컸을 듯 하다. 하지만 여소야대의 의회 권력은 그대로다. 170석을 쥔 민주당이 강하게 태클을 걸면 국정운영의 차질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윤 대통령은 ‘절반의 승리’를 거뒀다는 게 정확한 평가일 것이다.

 

윤 대통령보다 더 큰 정치적 과실을 챙긴 정치인은 최초의 4선 서울시장이 된 오세훈 시장이다. 국민의힘이 76석(68%), 99석이던 민주당이 36석을 확보해 민주당의 서울시의회 독식이 12년 만에 막을 내리면서 오 시장이 시정을 펼치는 데 더없이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2010년 재선 때는 물론이고 2021년 3선 이후에도 여소야대 시의회 탓에 되는 일이 없던 오 시장에게 의회 권력의 교체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어깨를 짓누르는 멍에를 벗은 격이니 왜 안 그렇겠는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서울시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을 만큼 오 시장은 지방선거의 최대 수훈자로도 인정받고 있다. 정치적 위상이 높아지는 건 당연하다. 오 시장이 제1 정책과제인 도시 경쟁력 제고에 매진해 서울을 과학과 문화예술이 어우러진 글로벌 대도시로 만든다면 유력한 대권주자로 우뚝 설 수 있다. 차기 대통령감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10%의 지지율로 여권 1위로 부상한 것은 국민의 기대가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승리의 축배가 독배가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민심의 잔잔한 물결이 성난 파도로 바뀌는 건 한순간이다. 오 시장은 일방독주를 경계하고 겸손한 자세로 야당과 협치하며 정책 성과를 내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여대야소로 바뀐 서울시의회 선거 결과는 또 하나의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제왕적 의회’가 어떤 말로를 맞는지 교훈으로 보여주었다. 민주당의 서울시 의원들이 했던 반시민적 행태를 되짚어보면 “자업자득” 이라는 소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의 의회독재는 목불인견 수준이었다.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서울시가 시민단체의 ‘현금지급기’가 되는 것을 거들었다. 시민의 혈세가 허투루 쓰이는 것을 감시해야 할 본분을 망각하고 외려 시민단체 편에 선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 이도 모자라 ‘민주당 나팔수’로 비판받는 TBS(교통방송) 진행자 김어준의 후견 세력 역할을 자처했다. 안심소득 등 오 시장 핵심사업 예산을 삭감해 식물시장으로 만드는 일에 골몰하면서 자신들의 지역사업 예산은 늘리는 몰염치도 서슴지 않았다. 이러고도 표를 달라고 한 것은 서울 시민들을 우습게 본 처사가 아닌가.

 

서울시의회 선거 결과가 거야의 미래가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지방선거 기간에 총선이 실시됐다면 서울시의회처럼 참패를 면치 못했을 것임이 분명하다. 민주당 의원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입법 폭주와 윤석열정부 발목잡기를 계속한다면 2년 뒤 총선 결과는 보나마나다. ‘처럼회’ 등 강경파 독주와 ‘개딸’(개혁의 딸)의 팬덤 정치와 결별하지 않으면 민주당의 환골탈태는 불가능하다.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민생을 책임지는 다수당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민심 얻기는 백년하청일 것이다.


김환기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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