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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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23일 긴급회의…원숭이두창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 검토

세계보건기구(WHO) 로고. AFP=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전 세계에서 확산하는 원숭이두창(痘瘡·monkeypox)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로 선포할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소집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4일(현지시간) “원숭이두창의 발병은 이례적이고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국제보건규약에 따라 이 사태가 PHEIC에 해당하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감염병 전문가로 구성된 긴급위원회 회의는 오는 23일 열릴 예정이며, 회의에서 나온 의견에 기반해 사무총장이 최종 결정을 하게 된다.

 

PHEIC는 WHO가 발령하는 최고 수준의 경보 단계로 “질병이 한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 확산해 공중보건에 위험을 초래하고, 잠재적으로 국제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특별한 상황”으로 정의된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소아마비에 선포돼 있다.

 

WHO는 원숭이두창의 명칭도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원숭이두창은 1958년 천연두(두창)와 비슷한 증상이 실험실 원숭이에게서 나타나 이런 이름이 붙었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기원이 불확실하다는 이유에서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원순이두창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나타나는 질환으로 발열과 두통, 근육통, 임파선염, 피로감 등의 초기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수포와 딱지가 피부에 나타나는데 얼굴과 생식기 등 몸 전체로 번지는 경우도 많다. 통상 수주 내에 회복하지만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보고되는 사례에서 나타나는 치사율은 변이에 따라서 2∼6% 수준이다.

 

원숭이두창은 1970년 콩고에서 처음으로 인간 감염 사례가 확인된 이후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풍토병으로 자리 잡았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사람 간 감염은 통상 병변 부위나 체액, 호흡기 비말, 오염된 침구류 등에 의한 밀접접촉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에 감시, 접촉자 추적, 감염 환자 격리 등의 검증된 공중보건 수단을 권고하면서도 대규모 예방백신 접종은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숭이두창에 대한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천연두 백신은 임상 데이터가 부족하고 공급도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WHO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아프리카의 풍토병 지역을 포함해 전 세계 39개국에서 1600여건의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가 보고됐으며, 의심 사례는 1500여건이다. 이들 국가 중 대다수는 유럽과 미주 등 비풍토병 국가다. 사망자는 풍토병 지역에서만 72명 보고됐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