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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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소비자물가 상승률 연 4.5% 웃돌 가능성 커.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 운용”

이 총재 “물가상승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아”
“물가·금리 상승하는 과정에서 이자부담 증가… 취약계층 보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물가안정 목표 운영 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현재 국내 소비자 물가가 오름세가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1일 이 총재는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향후 국내 소비자물가 오름세는 지난달 전망 경로인 상승률 연 4.5%를 상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 국내 상황에 대해 “금년 들어 물가오름세가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고 연초 3%대 중반을 기록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월 중 4%를 웃돈 데 이어 불과 두 달 만에 5%를 상당폭 상회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물가오름세가 이처럼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은 해외발 공급충격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한 데다 곡물 등 국제식량가격도 전쟁 여파, 주요 생산국의 수출 제한,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 등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앞으로의 물가 흐름은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 양상, 국제원자재가격 추이, 물가상승에 따른 임금상승 정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전반적으로 상방 리스크가 우세해 보다”고 했다.

 

또한 “이미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물가목표인 2%를 넘어 3%를 상회하고 있는 가운데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2% 수준까지 상승했고 시장기대를 반영한 기대인플레이션 지표(BEI)도 높은 변동성을 보이면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처럼 국내외 물가상승압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적절히 제어하지 않을 경우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물가, 경기, 금융안정, 외환시장 상황 등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으로, 유연하게 수행할 필요가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와 같이 물가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가파른 물가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이자지급 부담 증가 등으로 어려워진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가 중요하다”며 “정책공조를 통해 보다 정교하고 미시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