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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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직 근로자 처우 개선하라”… 보훈처노조, 창설 이래 첫 파업

국가보훈처노조가 22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보훈처가 창설된 이래 노조가 파업하는 건 처음이다.

 

노조는 이날 오후 2시 세종시 국가보훈처 앞에서 조합원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했다.

 

노조가 파업을 결심한 건 공무직 근로자에 대한 처우가 몇 년째 개선되고 있지 않아서다. 노조는 보훈처가 공무직 근로자의 처우 개선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보훈처에 소속된 공무직 근로자는 총 2000여명으로 △보훈섬김이 1100명 △현충원·호국원 의전단 등 300여명 △국가유공자 및 제대 군인 취업지원 상담사 140여명 등이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으며 일하는 호국원과 현충원 공무직 근로자들은 교통비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호국원은 주로 오지에 있어 자차로 출근하는 경우가 많은데, 교통비 지원이 없어 실제로는 월급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호국원과 현충원에서 함께 근무하는 실무원(공무직 근로자)은 월 13만원의 교통비를 받고 있어 같은 공무직 근로자임에도 차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가복지사업을 담당하는 보훈섬김이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들의 80%가량이 자차로 이동하며 일을 하지만, 역시 교통비를 지급받지 못한다.

 

노조는 보훈처가 교섭을 무력화하는 등 협상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한다. 노조는 “보훈처는 교섭대표노조와 교섭 중 개별교섭을 통보하며 단체교섭을 파행시켰다”며 “교섭 해태와 함께 아무런 권한이 없는 과장급 직원을 교섭대표로 내세워 교섭을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번 파업을 통해 공무직 근로자의 처우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진미 국가보훈처노조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파업 투쟁을 앞두고 보훈처가 ‘요구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해서 파업을 연기했다”며 “7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갔지만 바뀐 것이 없고 오히려 더 악화했다. 더 이상 어떻게 보훈처를 신뢰할 수 있나”고 반문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보훈처의 거짓 약속과 무책임한 태도로 파업에 나서게 됐다”며 “공무직 근로자 처우 개선이 될 때까지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훈처 노조의 파업은 이날부터 내일까지 양일간 진행된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