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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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워크숍서 ‘당대표 나오지 마’ 소리 들은 이재명 “108번뇌 중”

홍영표 “이번 전당대회 나오지 말라. 단결과 통합 중요한데 당신이 나오면 깨진다”
설훈 “나와 함께 당 대표 불출마합시다”
이재명 “지금 경제가 매우 어려운데… 깊이 있는 논의 있었으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이 24일 충남 예산 덕산 리솜리조트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예산=뉴시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이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가운데, 상임고문인 이재명 의원(인천 계양을)이 ‘8·28 전당대회 불출마’를 요구하는 친문계 의원들의 압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연합뉴스·뉴시스 등에 따르면 이 워크숍에서 ‘당권 경쟁자’이자 친문계 핵심인 홍영표, 친이낙연계 설훈 의원 등이 잇따라 이 의원에게 ‘불출마’를 권유했다. 

 

민주당은 23∼24일 충남 예산군 덕산 리솜리조트에서 워크숍을 진행했다. 추첨으로 10명씩 조를 뽑아 비공개 분임 토론을 진행한 자리에서 이 의원과 홍 의원이 같은 14조에 배정됐다.

 

홍 의원은 이 의원과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이번 전당대회에 나오지 말라. 당의 단결과 통합이 중요한데 당신이 나오면 이것이 깨진다”고 말했다고 한다.

 

해당 14조에는 친문·친이낙연계 이장섭·박광온·어기구·허영·홍성국 의원, 비이재명 성향의 고용진·송갑석 의원, 처럼회 소속 김의겸 의원 등이 배정됐고, 다수 의원들이 이 의원에게 불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설훈 의원은 전체토론 자리에서 이 의원에게 함께 불출마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낙연계 좌장격인 설 의원은 워크숍 전인 22일 국회 의원회관 내에 있는 이 의원 사무실을 찾아 ‘동반 불출마’를 설득했던 내용까지 공개했다고 한다.

 

23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 참석하는 이재명 의원. 연합뉴스

 

이 의원은 이런 분위기 속 “고민해 보겠다”고만 답했고, 워크숍에 앞서 일부 의원들에게 전대 출마와 관련해 ‘108번뇌를 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크숍에서도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고용진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14조 의원들은 마음 속 있는 얘기를 다 터놓고 이야기했고, 이 의원의 전대 출마 문제 관련해서도 각자들 얘기를 아주 허심탄회하게 했다”면서 “이 의원의 전대 출마를 반대하는 그러한 홍 의원의 목소리는 이미 나왔었고, 그래서 마찬가지 주장을 (어제도) 하셨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워크숍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 불출마 요구 목소리에 관해 “지금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어서 국민들의 고통이 참으로 극심하다”면서 “국민의 삶을 생각하는 정당으로서 경제위기 극복 방안이나 민생 어려움을 해결할 문제에 대해서 한 번 깊이있는 논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라며 즉답을 피한 채 자리를 떠났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