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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父 ‘마지막 신호’ 3시간 전 초등생 딸·아내 휴대전화 꺼져…완도서 실종된 일가족 추가 행적

경찰, 일가족 묵었던 펜션 인근 · 마지막 신호 잡힌 해안가 중심 수색
실종 경보가 발령된 조유나(10)양. 경찰청 실종아동찾기센터

 

‘제주도 한달 살기’ 체험학습을 떠난다며 집을 나선 초등학생과 30대 부모가 지난달 31일 전남 완도의 한 펜션을 나선 뒤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실종 당일 일가족의 휴대폰이 3시간 간격으로 꺼진 정황이 확인됐다. 

 

26일 광주 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완도에서 행적이 사라진 조유나(10)양과 부모 A(36)·B(34·여)씨에 대한 행적을 쫓고 있다.

 

조양 가족은 지난달 29일 완도에 입도(入島)해 사흘간 전남 완도군 신지면의 한 펜션에 묵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오후 11시쯤 승용차를 타고 펜션을 빠져나왔고, 이튿날 오전 4시쯤 펜션과 약 7~8분 떨어진 신지면 송곡항에서 조양 아버지의 휴대전화 기지국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혔다.

 

조양과 조양 어머니의 휴대전화는 그보다 3시간 전쯤인 같은 날 새벽 1시쯤 해당 펜션 인근에서 꺼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런 정황을 토대로 완도에서 해안가 등을 중심으로 수색을 벌이고 있다. 광주 남부경찰은 강력 3개팀·형사 3개팀·실종 1개팀을 동원해 일가족이 묵었던 펜션 인근과 송곡항 일대를 중심으로 폐쇄회로(CC)TV와 탐문조사를 통해 일가족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완도 경찰은 기동대와 형사 등 60여 명을 투입해 마지막 휴대전화 기지국 신호가 잡힌 송곡항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완도해경은 헬기 1대, 경비정 1척, 연안구조정 1척, 바다 밑을 영상 레이더로 살피는 ‘소나’ 장비를 투입해 송곡항 주변 바다를 수색 중이다.

경찰은 지난달 초 이 일가족으로 추정되는 가족이 제주 추자도를 거쳐 완도로 가는 배에 탑승했다는 제보를 접수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 가족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정황도 파악했다. 조양의 부모는 30대 중반으로 재직 중인 직장이나 운영하는 사업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양 등 일가족 3명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5일까지 한 달간 제주도로 가 농촌살기 체험을 하겠다며 학교에 교외체험학습 신청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체험 기간이 끝나는 지난 15일 이후에도 조양이 광주에 있는 학교에 등교하지 않았고, 일가족 모두 연락이 닿지 않자 학교 측이 경찰에 신고했다.

 

조양 가족이 제주에 간 기록은 나오지 않았다. 전남도가 확인한 결과 완도에서 운영 중인 ‘농촌 체험’ 행사에서 조양 일가족은 물론 광주 남구에 거주하는 30대 가족 참가자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양 아버지의 차량인 은색 아우디A6(03오8447)이 지난달 29일 오후 2시쯤 고금대교를 건너 완도로 들어가는 모습은 확인됐으나, 다시 육지로 나오는 CCTV 모습은 찾지 못했다. 완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다리는 완도대교와 장보고 대교 2개인데, 완도 일대의 항구에서 배를 탄 기록 등도 없었다. 완도소방서에 아우디 관련 교통사고나 추락 등 사고 신고도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