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완도 일가족 실종 사건…실종 초등생 학교서 경찰신고

지난 26일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일대 해상에서 해경 대원들이 실종 초등생 일가족의 행방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체험학습을 갔다가 연락이 두절된 광주 초등학생 5학년 조유나(10) 양이 다니는 학교 측은 조 양과 부모가 이틀 연속 연락이 닿지 않자 가정방문 후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27일 광주시교육청과 해당 초등학교에 따르면 광주 남구에 거주하는 조 양의 부모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5일까지 가족끼리 교외 체험학습(제주도)을 떠나겠다고 학교 측에 신청했다.

 

학교 측은 조 양의 부모가 신청한 교외 체험학습이 학칙에 정한 체험 학습 대상(친인척방문, 가족 동반 여행, 고적 답사, 향토행사 참여 등)으로 판단해 체험학습 후 보고서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체험 학습을 허락했다.

 

그러나 조양은 16일 등교하지 않았다.

 

이에 조 양의 담임교사는 조 양과 부모 휴대전화로 연락을 시도했지만 조 양과 부모 모두 연락이 닿지 않았다.

 

조 양과 부모는 다음날인 17일에도 연락이 안 됐다.

 

학교 측 관계자들은 조 양 거주지를 관할하는 주민센터의 협조를 얻어 조 양의 거주지를 확인하기로 하고 20일 방문했다.

 

학교 측은 18일과 19일이 토요일과 일요일 이어서 월요일인 20일 방문했다고 한다.

 

학교 측 관계자들이 조 양의 아파트를 방문했을 때는 현관문이 굳게 잠겨져 있었고, 인기척이 전혀 없었다.

 

우편함에는 등기 등 우편물들이 쌓여있었다.

 

학교 측은 다음날인 21일 경찰에 신고했고, 실종 수사가 시작됐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학생이 결석할 경우 학생과 부모에게 유선으로 연락을 취하고 연락이 닿지 않으면 공휴일을 제외하고 2, 3일 차에 가정방문을 한 뒤 학생의 행방이 묘연할 때 경찰에 신고하게 돼 있다”며 “아이가 무사히 돌아오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체험학습을 떠났다가 연락이 두절된 광주 초등학생 일가족의 행방을 쫓는 수사가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과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조 양 가족의 행방을 찾아 나섰다.

 

조사 결과 조 양 가족은 지난달 29일 오후 2시쯤 승용차를 타고 고금대교를 건너 완도로 입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틀 뒤 오전 4시쯤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일원에서 생활반응(휴대전화 기지국 신호 등)이 나타난 것이 조 양 가족의 마지막 행적이었다.

 

경찰은 이후 가족의 행적을 확인할 단서가 없어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다.

 

행선지로 밝힌 제주도 방문이나 완도 지역 농촌 한 달 살기 체험에 참여한 흔적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경찰은 거주지인 광주와 마지막 행적지인 완도 주민들에게 조 양의 실명과 사진, 가족이 사용한 승용차의 차종, 번호를 공개하며 제보를 접수하고 있다.

 

현재까지 접수된 제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차량 추락 사고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조 양의 부모는 30대 중반으로 지난달 말 사업체를 폐업한 뒤 현재는 재직 중인 직장이나 사업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닷새째 행방이 묘연하자 경찰력을 추가 투입하는 등 수색 작업을 확대하고 있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조 양 가족의 행적 파악에 집중하고 완도경찰서는 가족이 사용한 승용차 위치 추적에 중점을 두면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날 하루에만 100여 명의 인원이 동원됐다.

 

해경 역시 공조 요청을 받아 마지막 생활반응이 나타난 송곡항 일원에서 헬기와 연안 구조정 등을 동원해 수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별다른 일 없이 찾게 되면 좋겠다. 가족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