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여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4년 전 지방선거 당시 1명에 불과했던 여성 기초단체장 당선자가 지난 6·1 지방선거에선 3명으로 불어나며 안팎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9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이천시장에 국민의힘 김경희 후보가, 과천시장에는 같은 당 신계용 후보가 각각 당선돼 다음 달 1일 취임을 앞두고 있다. 안성에선 더불어민주당 김보라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며 경기도는 31개 시·군 가운데 3명의 여성 시장을 배출했다. 이는 강원과 호남, 영남 등 여성 기초단체장을 배출하지 못한 다른 지역과 대비된다.
경기도 역시 2018년 지방선거에선 민주당 은수미 전 성남시장 홀로 당선자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김보라 안성시장이 뒤늦게 치러진 보궐을 통해 합류하며, 기초단체장 선거가 여성 후보에게 가시밭길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가장 주목받는 사람은 김경희 이천시장 당선자다. 김 당선자는 1973년 9급 면직원으로 시작해 2급 이사관으로 퇴임한 행정공무원 출신이다. 도 비전기획관과 행정안전부 감사담당관, 이천시 부시장 등 중앙과 지방을 오가며 40여년간 경험을 쌓았다. 옛 내무부(현 행안부) 시절에는 주민등록 전산화 사업의 성과를 인정받아 첫 여성 사무관으로 임용됐다.
그는 시장직 인수위원회를 꾸리며 미래 청사진으로 반도체파크 조성과 친환경 녹색도시, 스마트 안전도시 건설을 내세웠다. 지식산업센터와 로봇드론산업 창업센터, IT융합연합대학 등을 세우겠다는 구상도 구체화했다. 아울러 지역 특성을 고려해 지역농산물 소포장 사업과 청년 농업인 정착지원금 지급 등을 제시했다. 김 당선자는 “청년 취업 문제와 여성 출산·육아의 무거운 짐을 나눠서 지겠다”며 “어깨가 무겁지만 누구나 꿈을 이루는 이천을 만들겠다”고 했다.
민선 6기 과천시장 출신의 신계용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징검다리’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인수위를 꾸리며 ‘내실’과 ‘현장’을 강조했고, 당적이 다른 전임 시장의 성과 승계도 약속했다. 다음 달 취임 직후에는 쾌적한 자연환경 회복과 서울 강남을 하나로 묶는 교통혁명을 동시에 추진할 방침이다. 또 메타버스 캠퍼스를 연계한 초·중·고 첨단기술 교육 지원과 시립어린이집 증설,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 등도 궤도에 올릴 계획이다.
신 당선자는 2018년 2월 문재인정부가 정부과천청사에 있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세종특별자치시로 이전하기로 하자 반대하며 삭발 투쟁을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시민들이 행복하도록 ‘하이엔드’ 과천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안성시장 연임에 성공한 김보라 당선자의 경우 민선 8기 출범 직후 경제위기 대응과 시민 삶을 지키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집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는 코로나19 피해 농가지원과 지역농산물 판로 확보를 선거 기간 약속했다.
김 당선자는 “그동안 안성시가 제대로 대우받지 못했다”며 “일자리·교통 확충으로 누구나 살고 싶은 안성맞춤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세상 바꾸는 정치”… 女風 부는 경기
기사입력 2022-06-30 01:00:00
기사수정 2022-06-29 21:29:29
기사수정 2022-06-29 21:29:29
1일 취임 앞둔 여성 기초단체장 3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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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과천·안성=오상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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