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중부 강타한 폭우, 다음주 남부로 확대

南 습한 공기·北 찬 공기와 충돌
정체전선 발달… 30일 오전까지 폭우
3일까지 전국 폭염·열대야 전망
장맛비가 계속된 30일 우산을 쓴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리고 있는 거센 장맛비가 다음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비는 주말 사이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가 다음주 남부지방부터 다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남쪽에서 올라온 덥고 습한 공기와 북쪽에서 내려온 차고 건조한 공기가 충돌하면서 중부지방에 정체전선이 발달해 있다. 정체전선 영향으로 중부지방에는 1일 오전까지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 등에는 50∼100㎜, 수도권 많은 곳에는 150㎜가량 많은 비가 더 내리겠다. 충청권 및 경북 북부에는 20∼70㎜의 비가 예상된다.

물폭탄을 맞고 있는 중부지방과 달리 남부지방은 덥고 습한 공기 덩어리인 북태평양고기압에 뒤덮여 연일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와 포항, 구미, 부안, 제주 등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열대야가 나타났고, 특히 제주 서귀포시와 전남 해남군은 이날 일 최저기온이 6월 기준으로 이틀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산과 전남 순천시도 이날 역대 가장 더운 6월 아침을 맞았다.

북태평양고기압은 1일 오후부터 더욱 확장하면서 정체전선을 우리나라 위로 밀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3일까지 우리나라 전역에 폭염과 열대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쪽 열대해상에서는 저기압성 소용돌이가 발생해 남해상으로 북상한다. ‘어린 태풍’ 같은 저기압성 소용돌이는 바람과 강수는 태풍보다 약해도 저위도의 열기와 많은 수증기를 품었다. 저기압성 소용돌이가 우리나라 남쪽에 접근하는 4일쯤 다시 강한 비구름이 발달해 제주도부터 비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5일이면 전국적으로 비가 확대되겠다. 저기압 북상 속도에 따라 이르면 3일 저녁부터 남부지방에 비가 내릴 수도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호우특보가 발효되는 등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린 30일 서울 탄천이 범람해 눈·비 미끄럼 안내판이 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다음주 비는 8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에 비구름이 발달해 있는 상황에서 중국 남쪽에서 다량의 수증기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7일쯤 제3호 태풍 ‘차바’가 중국 남부 해안에 상륙해 소멸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나라는 태풍 영향권에 속하지 않아도 태풍이 사라지며 퍼진 많은 양의 수증기를 공급받을 수 있다. 저기압으로 불어드는 강한 남풍을 타고 수증기가 유입될 경우 강수량이 증가하게 된다.

덥고 습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불어들어오는 만큼, 다음주에도 낮 체감온도가 33도 이상 높게 오르는 무더위가 이어지겠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폭염에 대비하는 동시에 많은 비로 인한 산사태나 지반 붕괴, 침식 위험에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