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떠도는 소행성, 태양계의 별에서 토양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수수께끼투성이인 우주와 생명의 기원을 찾는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국의 탐험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행성 류구(Ryugu)에서 토양 샘플을 가져온 일본 탐사선 하야부사(Hayabusa)2의 성과 외에 화성 토양 채취 등을 위해 미국, 중국 등이 경쟁하고 있다”고 3일 보도했다.
하야부사2의 성공에 한껏 고무된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지난달 30일 ‘하야부사2#’ 계획을 새롭게 시작했다.
2014년 12월 발사된 햐야부사2는 지구와 화성 궤도 부근을 도는 소행성 류구에 착륙해 토양 약 5.4g을 채취해 2020년 지구로 귀환했다. 지난달 공개된 분석 결과에 따르면 류구의 토양에서 생명의 근원이 되는 단백질 재료 아미노산이 20종류 이상 발견됐다. 지구 외부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아미노산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라 우주에서 유래한 물질이 지구의 생명 탄생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태양계가 46억년 전 탄생하고 그 ‘직후’라고 할 수 있는 500만년 후에 40도가량의 물과 반응해 생긴 것으로 보이는 광물도 발견됐다.
신문은 “JAXA는 하야부사2# 계획을 통해 미국 나사(NASA·항공우주국)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소행성 베누(Bennu)에서 채취한 샘플을 공유받을 계획”이라며 “베누에서 류구의 분석 결과를 뒷받침하는 증거나 다른 발견이 나온다면 태양계의 기원, 생명 탄생에 관련된 과학적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시리스-렉스는 내년 9월 말 베누의 토양 시료를 담은 캡슐을 미국 유타주(州) 사막에 떨어뜨린 뒤 2029년 4월 지구에 근접하는 소행성 아포피스(Apophis)를 탐사하는 임무에 다시 나선다.
우주토양 채취 경쟁의 또 다른 무대는 화성이다. 지난해 처음 화성 착륙에 성공한 중국은 탐사선 톈원(天問)3를 보내 화성 암석 시료를 지구로 가져온다는 계획을 세웠다. 발사 시점은 2028년, 지구 귀환은 2031년으로 잡고 있다.
미국 나사와 유럽우주국(ESA)은 2026년 탐사선을 발사해 2031년 귀환시킨다는 목표 아래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일본 역시 화성 탐험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JAXA는 화성 주변을 도는 위성 포보스(Phobos)에 탐사선을 보내는 화성위성탐사(MMX) 계획을 추진 중이다. 탐사선 발사는 2024년, 토양 샘플을 갖고 지구로 귀환하는 건 2029년으로 목표를 세웠다.
신문은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화성은 아니지만 화성권에서 세계 처음으로 토양을 채취하는 것이 된다”며 “탐사선을 발사시킬 로켓 H3의 조기 실용화가 (MMX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