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휘발유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또다시 정유업체를 지목하고 가격 인하를 압박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시장의 기본적인 논리도 모른다고 강력 비판하고 나서고, 백악관 참모들이 이를 재차 반박하면서 설전이 벌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휘발유 가격을 책정하는 회사들에 대한 내 메시지는 간단하다. 지금은 전쟁과 전 세계적 위험의 시기”라며 “당신이 청구하는 가격을 낮춰라. 지금 당장 낮추라”고 썼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미국 거대 정유사 엑손모빌이 지난 2분기 잠정 이익이 180억달러(23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유가 급등, 자동차용 휘발유 가격이 치솟으며 막대한 이익을 거둔 것이다.
바이든의 트위터에 베이조스는 “인플레이션은 백악관이 이와 같은 성명을 계속 발표하기에는 너무 중요한 문제”라면서 “(바이든 행정부 정책은) 기본적으로 잘못된 방향이거나, 기본적인 시장 역학에 대해 깊이 오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유업체를 압박하는 것은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고, 시장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비판이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베이조스 트윗을 언급하며 반박에 나섰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유가는 지난달 약 15달러 하락했지만, 펌프(휘발유) 가격은 거의 내리지 않았다”면서 “기본적인 시장 역학이 아니라 미국 소비자를 실망하게 한 시장”이라고 썼다. 이어 “석유 및 가스회사가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미국인을 희생시키면서 기록적인 이윤을 거두는 것이 우리 경제가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여긴다는 건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고 비꼬았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도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 국민들은 갤런(3.78ℓ)당 5달러(약 6500원)씩 (기름값을 내면서)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대통령은 최근 전략비축유 등을 방출하는 등 (휘발유) 가격을 낮추기 위해 여러 전선에서 매우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했다. 커비 대변인은 이어 “만약 모두가 협력한다면 우리는 갤런당 가격을 최소 1달러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조스는 지난 5월에도 인플레이션 대응 문제로 백악관과 충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인플레이션 대책 중 하나로 법인세 인상을 언급하고, 베이조스는 역시 “이것들(기업 증세와 물가 안정)을 뒤섞어 잡탕을 만드는 것은 잘못된 방향”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