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예년보다 빨리 찾아와 장마철인데도 낮에는 무더위가, 밤에는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 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을 말한다.
서울에서는 지난 3일 첫 폭염경보가 내렸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16일 빠른 것이다. 이처럼 열대야로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아 최근 수면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열대야로 인한 불면증은 다음 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열대야로 밤에 푹 자기 어려워도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덥다고 차가운 물로 씻기 보다는 잠들기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면 불면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무더위에 열대야를 극복하고 숙면을 위해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이 있을까?
뉴스1에 따르면 신원철 강동경희대병원 수면센터(신경과) 교수는 “열대야는 밤에도 기온이 25도 이상 이어지는 현상”이라며 “계속된 더위로 열대야 현상으로 밤에 잠을 설치면 다음날 낮에 자주 졸게 돼 작업 능률을 떨어뜨리고 학습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열대야를 물리치고 건강한 수면시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몸의 생체시계를 일정하게 만들어야 한다. 무더위에 지쳐 밤에 잠을 못 잤더라도 아침에는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 활동해야 한다. 만약 늦잠을 자면 신체의 리듬이 깨지고, 다음 날 잠자는 시간도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수면시간은 건강한 성인은 하루 7~8시간, 성장기 어린이는 9~10시간이 적당하다.
또한 잠들기 1~2시간 전에 미지근한 물로 목욕이나 샤워를 해 몸을 식히고 피로를 풀어주면 잠드는데 도움이 된다. 단, 잠자기 직전 목욕을 하거나 너무 차가운 물로 샤워하는 것은 금물이다. 오히려 잠드는 데 방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체리듬에 맞춰 잠들면 뇌에서는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분비돼 숙면에 들어간다. 이때 침대에서 스마트폰을 하면 숙면에 방해된다. 화면에서 나오는 380~500nm(나노미터) 파장의 블루라이트(청색광)로 멜라토닌 생성·분비가 감소해 숙면에 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잠자리에 들기 최소한 1시간 이전부터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의 전자기기를 사용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잠이 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술을 마시고 잠을 청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술을 마시면 오히려 수면 중간에 자주 깰 수 있어 좋지 않다. 카페인이 들어있는 커피나 홍차, 초콜릿, 콜라, 담배는 각성효과가 있어 수면을 방해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과식도 경계해야 한다. 과식하면 다음 날 속이 더부룩하고 부종이 생길 수 있어 수면의 질도 크게 낮아질 수 있다.
잠을 청한 뒤 15분 이내에 잠이 오지 않으면 잠자리를 벗어나 몸을 식힌 후 다시 잠을 청하는 것이 좋다. 더워서 잠들기 힘들다고 에어컨을 장시간 강하게 틀고 환기하지 않으면 냉방병에 걸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