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웹툰의 삼각관계가 점점 더 밀착하고 있다. 웹툰을 원작으로 드라마 또는 영화가 제작되는 것에 이어 최근에는 드라마나 영화가 웹툰으로 다시 만들어지고 있다. 수년 전 방영됐던 드라마가 웹툰으로 제작되면서 다시 이용자를 만나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 내용에서 더 뻗어나가 이전 이야기를 다룬 프리퀄 웹툰도 나오고 있다.
2014년 KBS2에서 방영된 드라마 ‘연애의 발견’은 수년이 지난 지금에도 많은 사랑을 받는 로맨스 드라마다. 방영 당시 다른 로맨스 드라마는 청순가련 여주인공과 능력 좋은 남자 주인공 사이 애틋하고 가슴 아픈 사랑 등이 대세를 이뤘다. 하지만 ‘연애의 발견’에는 그런 상투적 요소가 없었다. 2030세대 현실적인 사랑을 그대로 보여줬다. 좌충우돌, 티격태격, 유쾌 발랄함이 느껴지는 주인공들의 대사와 행동은 당시 젊은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런 드라마가 8년가량 흐른 지난 5월 25일 동명의 네이버 웹툰(글 별곡, 그림 멍짖)으로 다시 등장했다. 5일 현재 11화까지 그려진 상태. 웹툰은 마치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드라마 1회 내용 그대로 여자 주인공과 남자 주인공이 인터뷰를 하는 방식으로 웹툰도 시작한다. 웹툰 대사도 드라마 주인공들이 이야기를 다시 보는 듯 생생하다. 그러다 보니 웹툰을 본 이용자들은 드라마를 떠올렸다. 아이디 ‘이예진(udie****)’을 사용하는 한 이용자는 “꺅 내 인생 드라마두 눈을 의심하며 들어왔네요ㅠㅠ 정주행만 10번은 했던 것 같은데 웹툰이 나오다니 더 좋네요”라고 적었다. 우리나라 원작이지만, 일본과 미국에 판권이 팔려 현지에서 드라마로 제작된 KBS2 ‘굿 닥터’도 다시 웹툰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2013년에 방영된 의학 드라마로, 서번트(자폐) 증후군을 앓고 있는 박시온(주원)이 성원대학병원 소아외과 레지던트로 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기존 의학 드라마와 달리 장애인(서번트 증후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고 휴머니티(인간애)를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을 받았다.
그런 드라마가 지난 5월 28일부터 동명 네이버 웹툰(글 곰작가, 그림 썬파인)으로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현재 19화까지 공개돼 있다. 웹툰 전개는 드라마와 같다. 특히 ‘굿 닥터’는 의학 장르이기 때문에 웹툰도 이를 반영해 ‘연애의 발견’보다 더욱 섬세한 그림체로 그려졌다.
박서준, 김지원, 안재홍, 송하윤 등 당대 청춘스타들이 총출동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KBS2 ‘쌈, 마이웨이’(2017년)도 만화(코믹스)로 만들어져 다시 사람들을 만났다. 네이버 시리즈는 지난해 12월 동명의 코믹스 ‘쌈 마이웨이’(그림 초코라떼·쥬니)를 공개, 지난 5월 25일 40화로 완결했다. 웹툰 등장인물 대사와 행동이 드라마 방영 당시 배역들을 떠올린다는 평을 받았지만, 통통한 김주만(안재홍)과 아담하고 귀여웠던 백설희(송하윤) 모습이 원작과 싱크로율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드라마와 영화 이전의 이야기를 다루는 웹툰도 있다. 카카오페이지 웹툰 ‘반도 프리퀄 631’(글 연상호·류용재, 그림 스튜디오 다다쇼)과 네이버웹툰 ‘그 해 우리는-초여름이 좋아!’(글·그림 한경찰)이 이에 해당한다. ‘반도 프리퀄 631’은 영화 ‘부산행’과 ‘반도’ 사이 시기로, 좀비가 점령한 서울에서 피난온 한정석(강동원)과 민정(이정현), 서상훈(구교환)의 이야기를 담았다. ‘반도’ 상영 5개월 뒤에 공개됐다. ‘그 해 우리는-초여름이 좋아!’는 SBS ‘그 해 우리는’의 프리퀄로, 최웅(최우식)과 국연수(김다미)의 고교 시절 연애담을 그렸다. 웹툰은 드라마 방영과 비슷한 시기에 공개됐다.
업계에서는 드라마를 다시 접하고 싶은 이용자 욕구가 웹툰으로 나타난 것이라는 설명이다. ‘연애의 발견’과 ‘굿 닥터’를 웹툰으로 제작하고 있는 바이포엠의 김정은 팀장은 “수많은 웹툰이 만들어지는 가운데, 드라마를 원작으로 가지고 있다는 점은 해당 웹툰 흥행성이 어느 정도 보증돼 경쟁력에서 앞선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