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한주 만에 신규 확진 1만→2만명 ‘더블링’…방역 당국 “예측 넘는 코로나 재유행 올 수도”

전국민 ‘4차 접종’ 맞아야 할까? 근거 축적하며 사회적 합의 끌어내야
뉴스1

 

다가오는 코로나19 재유행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커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뉴스1에 따르면 방역당국은 전문가들의 예측을 토대로 이번 재유행 규모가 하루 확진자 최대 15만~2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 이를 뛰어넘는 규모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올해 초 오미크론 대유행 사태 당시와 달리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조치가 전면 해제된 상태라는 점에서 확산세 통제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신규 확진자는 1만9371명으로 1주일 전인 지난달 29일(1만455명) 대비 8916명(84.8%) 증가했다. 1주일 새 확진자 수가 2배로 늘어나는 '주간 더블링'에 육박하는 수준이며, 5월 25일 2만3945명 이후 42일 만에 가장 많다. 전날 확진자도 1만8147명으로, 1주일 전(9894명)에 비해 8253명(83%) 늘어나는 등 더블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재유행 국면이 이미 시작됐거나 임박했다는 관측이 짙어지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재 대부분의 모델링으로는 빠르면 8월 중순이나 8월 말, 늦으면 9~10월쯤 10만명에서 20만명 정도로 확진자 규모가 올라갈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며 "그 규모도 감염자나 백신 접종자의 면역이 떨어지는 속도가 다 다를 수 있어 매우 유동적이고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최근의 증가세 원인으로 시간 경과에 따른 3차 접종자와 감염자의 면역력 약화, 오미크론 세부 변이인 BA.5 비중 증가, 여름철 휴가 등으로 인한 활동량 증가, 냉방기 사용에 의한 '3밀' 환경 등을 꼽았다. 특히 남아공에서 유행했던 BA.5 변이의 증가를 우려하면서 면역회피가 강한 이 변이가 조만간 국내에서도 우세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방역당국은 이러한 이유들을 근거로 전날 "예측을 상회하는 수준의 재확산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더구나 올해 초 하루 최다 62만명(3월17일)의 확진자가 나왔던 오미크론 대유행 시기와는 달리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는 모두 사라진 점은 위험요인이다. 4월 18일 사적모임 인원·영업시간 제한 등 거리두기가 모두 해제된 데 이어 5월 2일부터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사라졌다. 실내 마스크를 제외하면 사실상 완전한 일상회복이 이뤄진 상태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국민 이동량은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늘어난 데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활동량과 밀접 접촉은 더 크게 늘 수밖에 없다. 또한 많은 국민들이 3차 접종을 마쳤고(6월30일 기준 전국민의 65.0%), 감염자도 1800만명을 넘어서면서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상당히 약화했다. 코로나19 사태 2년 반이 지나면서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는 점도 확산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 BA.5의 빠른 확산과 국민들의 면역력 자연 감소도 이번 재유행을 쉽게 볼 수 없게 만든다.

 

BA.5 변이는 기존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세고 감염이나 백신 접종으로 얻은 면역을 회피하는 특징이 있는데, 방대본은 조만간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6월 5주(6월 26일~7월 2일) 기준 BA.5 검출률은 국내 지역발생의 경우 24.1%, 해외 유입의 경우 49.2%로 2배 넘게 증가했다.

 

3차 백신 접종이나 오미크론 대유행 때 얻었던 감염에 의한 면역 수준은 떨어지고 있다. 자연감염을 통한 면역 효과는 3~6개월 이어지는 것으로 추정돼 연초부터 시작된 대유행기 때 확진자들의 면역력은 이달 이후 본격적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김탁 순천향대부속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불확실성이 커서 유행의 시기나 규모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예상보다 이른 시점인 8월 유행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대책을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재유행은 지난 5월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맞는 재유행이어서 그동안 강조해 온 '과학방역'이나 근거 기반 방역이 어떻게 효과를 발휘할지도 주목된다.

 

앞서 당국은 전문가 주장을 받아들여 '확진자 7일 의무 격리'를 2차례 연장했다. 당국은 오는 17일까지 연장된 의무 격리의 지속 여부를 재논의할 계획이다. 4차 접종의 60세 미만 확대 여부 및 시기, 사회적 거리두기 재도입 여부, 확진자 증가에 대비한 병상대책 등도 주요 논의 과제다.

 

정재훈 가천대 의과대학 예방의학 교실 교수는 "앞으로 중규모 정도의 유행은 불가피하다. 앞으로 방역 정책은 효과와 비용이 고려돼야 한다. 과학적 근거도 계속 축적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어려운 일들이 아직 많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