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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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당대표서 물러날 생각 없다” VS 권성동 “징계 효력 즉시 발효”

징계 받은 이준석 거센 반발 예상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 사진)와 권성동 원내대표(왼쪽 사진)가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 처분권과 대표직 권한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 대표는 “당대표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반면 권 원내대표는 “징계 효력은 즉시 발효된다”는 입장이다.

 

당원권이 정지되면 대표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윤리위 징계에 대해 “수사 절차가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6개월 당원권 중지라는 중징계가 내려진 데 대해서 윤리위 형평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징계 처분권 자체가 당 대표에게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 부분에 있어서 납득할만한 상황이 아닌 경우 징계 처분을 보류할 생각”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수사기관의 판단이나 재판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윤리위가 처분을 내리는 것이 지금까지 정치권에서 통용되던 관례였다”고 지적했다.

 

당 대표는 윤리위 징계에 대한 처분권을 갖는다는 당헌 해석을 바탕으로 국면 전환을 모색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는 당 윤리위의 징계 결정이 나온 지 5시간여 만에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 를 선포했다.

 

이 대표의 징계 효력은 의결 즉시 발효됐으며, 당원권이 정지된 기간에는 당대표직을 상실해 ‘징계 처분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윤리위의 징계 의결 즉시 효력이 발생해 당 대표 권한이 정지되고 그 권한은 원내대표가 직무대행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실무자 보고에 의하면 지금까지 모든 징계처분은 윤리위원장이 직접 처분결과를 통보했다”고 했다.

 

이어 “이것(이 대표 징계)을 사고로 봤을 때는 ‘직무대행’ 궐위로 보면 ‘권한대행’이 된다고 보고받았다”며 “과거 김순례 최고위원의 경우 5·18 관련 망언 등으로 3개월 당원권 정지 기간 이후 최고위에 복귀한 전례가 있다. (이 대표는) 6개월간 업무가 정지되는 ‘사고’로 해석돼 직무대행 체제로 보는 게 맞는다는 게 다수 의견”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징계로 국민의힘 내부에는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먼저 이 대표와 갈등을 겪어온 친윤(친윤석열)계’ 그룹을 중심으로 사퇴 요구가 터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중징계로 이 대표가 남은 임기의 절반 넘게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만큼,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을 수 있다.

 

실제 이 대표의 리더십 부족 문제를 지적하며 그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거나 윤리위의 징계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10년 전에 성 상납을 받았건 성 상납을 했건 관심 없다”며 “그의 빤한 거짓말과 말 바꾸기, 구차스러운 변신, 노회하고 닳고 닳은 언행에 당원들은 지쳤다. 윤리위가 어른다운 결정을 내리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이철규 의원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스스로 파멸의 길로 들어서며 남 탓을 해대는 사람을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자(者)라 한다. 길이 아니면 가지 말고(非路不走), 말 같지 않으면 듣지 말라(非話不聽). 지도자 위치에 있는 자가 새겨들어야 할 말”이라며 이 대표를 맹비난했다.

 

국민의힘 원로인 정갑윤 상임고문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대로 가다간 속된 말로 다 망한다. (이 대표에게) 본인과 당 그리고 윤석열 정부에 해가 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반면 이 대표 측 반발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여 당내 갈등은 전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