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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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5’ 변이 검출률 35%로 상승… 조만간 우세종 될 듯”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10명 중 3~4명은 BA.5 감염자
국내 검출률 다소 줄었지만 해외유입 검출률 ‘급증’
면역회피로 재감염 급증 우려…중증·사망률 높지 않을 듯
1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을 이끄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가 국내에서 빠르게 확산하면서 검출률이 35%로 상승했다. 신규 확진자 10명 중 3~4명은 BA.5 감염자인 셈이다.

 

국내 검출률은 23.7%로 줄었지만, 해외유입 검출률이 70%로 급증하면서 조만간 기존 변이를 제치고 우세종이 될 것으로 방역당국은 내다봤다.

 

12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7월 1주(3∼9일) 국내감염 BA.5 검출률은 23.7%로 직전주(24.1%)보다 0.4%p(포인트) 줄었다.

 

그러나 해외유입 BA.5 검출률은 70%로, 직전주(49.2%)보다 20.8%p 급증했다.

 

국내감염과 해외유입의 합산 BA.5 검출률은 35%로, 직전주(28.2%)보다 6.8p 상승했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BA.5 국내감염 검출률이 소폭 하락한 데 대해 “정체기 혹은 감소 경향으로 가는지 판단이 필요하다”며 “1주간 검출률 감소만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 BA.5, 기존 변이 제치고 우세종으로 올라설 듯

 

이처럼 약간 정체가 나타났지만 BA.5는 원조 오미크론(BA.1), BA.2를 이어 새로운 국내 우세종이 될 것이 유력하다고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

 

임 단장은 “지난주 BA.5 국내 검출률이 크게 증가해서 우세화가 빠른 시기에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으나, 이번에 다소 정체하는 듯한 수치가 나와 1∼2주 정도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다”며 “다만 해외유입은 증가하고 있어 BA.5 점유율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조 오미크론 변이는 지난 1월 3주(50.3%)에 국내 우세종이 된 직후 급격히 확진자를 불려나가 3월 중순 하루 최대 60만명대 확진자를 발생시키며 정점을 찍었다. 

 

오미크론 유행이 지속되는 동안 일명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린 하위 변이 BA.2는 3월 4주(56.3%) 새롭게 우세화 했다가 세부 변이 등장으로 다소 밀려났다. BA.2는 현재 국내 검출률 24.1%를 기록하고 있다. BA.2에서 세부계통으로 나뉜 BA.2.3의 국내 검출률은 40.3%다.

 

올여름 코로나19 재유행은 BA.5가 이끌며 다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유럽 국가들과 미국에서도 BA.5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뒤 확진자가 급증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보건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BA.5의 주요 특징은 면역회피성이 좋고, 전파력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날 0시까지 국내 누적 확진자는 1856만1861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36%를 차지한다. 

 

그런데 기존에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은 물론, 이미 감염돼 어느 정도 면역력이 형성된 사람도 BA.5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이는 BA.5의 면역회피성 때문이다. 백신 접종이나 감염으로 면역력을 획득한 사람도 BA.5에 의해 쉽게 감염 또는 재감염될 수 있다.

 

강한 전파력도 위협적이다. 원조 오미크론인 BA.1은 지난해 여름부터 겨울까지 유행한 델타 바이러스 대비 전파력이 2∼3배로 강했다. 오미크론은 더 빠른 하위변위를 여럿 만들어냈는데, 이전까지 우세종이었던 BA.2는 BA.1보다 전파력이 30% 이상 빠르고, BA.5의 전파력은 BA.2보다도 35.1% 빠르다는 보고가 있다.

 

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인 정기석 한림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BA.5의 전파력에 대해 “BA.2보다 전파력이 30% 이상 강하니까 지구에 출몰해 인간을 침범한 바이러스 중 가장 센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겁이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12일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자가진단키트 판매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 확진자 ‘더블링’ 현상…오미크론 대유행 ‘폭증’ 재현되나

 

이처럼 빠른 전파력으로 인해 최근 국내 신규 확진자 수도 연일 전주 대비 2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 초 오미크론 대유행시에도 ‘더블링’ 현상과 함께 확진자수가 폭증했는데, 비슷한 조짐이 엿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BA.5의 중증화·사망률이 기존 오미크론보다 높다는 것은 확인되지 않았다. 명확한 연구·분석 결과는 없지만, BA.5로 확진자가 급증하는 만큼 아직 국내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증가하는 흐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마찬가지로 확진자 수는 급증 흐름을 보이지만 BA.5로 인한 유행은 올 초 오미크론 대유행 당시와 양상이 다소 다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감염 이력, 백신 접종으로 이미 국민 다수가 면역력을 획득한데다 지금은 여름철이라는 계절적 요인 등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아무리 면역이 떨어지고 있다고 해도 많은 국민들이 면역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19 초창기 때와는 다르다”라며 “방역 지침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유행이 조절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이유로 BA.5 유행은 올해 1월 말부터 4월 말까지 하루 최대 60만명대 확진자를 발생시킨 오미크론(BA.1) 유행과 비교해 확진자 발생 규모가 더 작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여름 재유행으로 다음 달 하루 10만∼20만명대에서 확진자가 정점을 찍을 수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중증·사망률이 높은 고령층이나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 교수는 “환자 발생은 피할 수 없다. 독감처럼 걸릴 사람은 걸리겠지만, 아무리 많은 환자가 발생해도 중증 환자와 사망자를 최소한으로 억제하는 것이 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해 4차접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 BA.5 감염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개량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지만, 현 코로나19 백신도 BA.5에 대한 중증·사망 예방에는 여전히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4차접종 확대와 의료대응체계 개선 등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한 방역·의료대책을 13일 중앙재난대책안전본부 회의에서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