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한반도 메탄·CO₂ 농도, 2021년 또 최고치 경신

국립기상과학원 대기 보고서

온실효과 28배 강한 메탄 증가폭
최근 10년 평균치 2배나 웃돌아
서울 중구 태평로 시청 인근 대기현황판에 이산화탄소 배출 줄이기 캠페인 문구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와 메탄(CH4) 농도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매해 연평균 농도가 최고값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유난히 메탄 농도 증가폭이 컸다.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은 12일 ‘2021 지구대기감시보고서’를 발간하고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우리나라 CO₂ 배경농도는 안면도 관측소 측정값을 기준으로 423.1ppm을 기록했다. 3년 연속 전년 대비 2.7ppm씩 증가했다.

 

배경농도란 특정 온실가스 오염원의 영향을 받지 않는, 기체가 자연 상태로 대기에 잘 섞인 농도를 말한다. 전 지구 평균 배경농도는 미국해양대기청(NOAA)이 관측한 414.7ppm으로 나타났다.

 

대기 중 기체 양이 적어도 온실효과가 CO₂보다 약 28배 강한 메탄은 지난해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안면도에서 관측된 지난해 평균 농도는 2005ppb로 역대 가장 높았다. 증가세는 수십년째 이어져왔으나 주목할 지점은 증가폭이 최근 10년의 평균을 두 배 이상 웃도는 것이다. 연간 10ppb 안팎으로 증가하던 메탄 배경농도는 지난해 이의 두 배 이상인 22ppb 상승했다. 한반도 주변만 아니라 전 지구적으로 메탄 농도 증가세가 가속화했다. 세계 주요 관측소인 하와이 마우나로아에서도 메탄 농도는 전년도 대비 17ppb 상승한 1896ppb로 기록됐다. 산업화 이전 전 지구 평균인 722ppb에 비하면 약 2.6배 상승한 꼴이다.

 

지난해 메탄 농도 증가의 원인은 아직 특정할 수 없다. 메탄은 습지, 해양, 식생 등을 통해 자연적으로 일부 배출되기도 하고 인위적으로 천연가스 연소 등 에너지 발전, 농축산업, 폐기물 부패 및 소각 등 여러 요인으로도 배출된다. 기상과학원 관계자는 “현재로서 여러 일반적인 요인이 겹친 결과로 추정할 뿐, 지난해 전 지구적인 증가의 원인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CO₂가 약 100∼300년, 육불화황(SF6) 같은 온실가스가 대기에 약 3200년에 체류하는 데 비해 메탄은 약 9년으로 온실가스 중 비교적 수명이 짧다. 오늘 메탄 발생을 줄인다면, 9년 후에는 노력의 효과를 보게 되는 셈이다.

 

기상과학원은 보고서에서 “메탄은 대기 중 체류시간이 짧아 온실기체 중 가장 빠른 정책적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