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취임한 허구연 KBO 총재는 자신의 소임 중 하나로 한국 야구 국제경쟁력 강화를 천명했다. 그 첫 시험대인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내년 3월 열린다. 특히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한국은 일본, 호주, 중국, 그리고 예선을 거쳐 올라올 한 팀 등과 함께 B조에 편성돼 초반부터 한일전을 치르게 된다. 한국과 일본이 WBC 1라운드에서 격돌하는 건 2009년 2회 대회 이래 14년 만이다.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이에 KBO는 지난 11일 염경엽 기술위원장을 선임하고 기술위원회 구성을 마치면서 WBC 대비에 나섰다. 최상 전력의 WBC 대표팀을 구성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일단 사령탑 선임이 시급하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이끌 사령탑으로는 류중일 감독이 선임돼 있지만 WBC와는 별개다. 이와 관련해 염 위원장은 “WBC를 경험했거나, 국제대회에서 역량을 보인 지도자가 감독, 코치 후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령탑 선임 이상으로 팬들 관심이 큰 것은 올해 KBO리그에서 최고의 투수로 거듭난 안우진(23·키움)의 대표팀 발탁 여부다. 시속 157㎞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앞세워 전반기에만 10승을 거둔 안우진은 휘문고 3학년 시절 후배 폭행으로 징계를 받았다. 그래서 대한체육회 산하단체인 한국야구소프트볼협회가 주관하는 대표팀에는 영구 자격박탈 상태로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프리미어12 등은 출전할 수 없다.
하지만 메이저리그가 주관하는 WBC는 대한체육회 규정에서 자유롭기에 대표팀 선발에 제약은 없다.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부상으로 없기에 안우진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여론은 엇갈리고 있어 KBO도 아직은 신중한 태도다.
또 하나 큰 관심사는 한국계 빅리거의 대표팀 발탁 여부다. WBC에서는 부모 또는 조부모의 혈통, 자신의 출생지 등의 인연이 있으면 해당 국가 대표로 뛸 수 있다. 토미 현수 에드먼(27·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데인 더닝(28·텍사스 레인저스), 미치 화이트(28·LA다저스), 코너 조(30·콜로라도 로키스), 라일리 준영 오브라이언(27·시애틀 매리너스) 등이 WBC에서 한국 대표팀으로 뛸 수 있는 ‘한국계 선수’다.
다만 이들이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본인 뜻과 소속 구단 허락 등이 필요하다. 염 위원장은 “미국으로 건너가 해당 선수와 면담도 할 생각”이라고 밝혀 한국계 선수 발탁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그래도 역시 최대 과제는 한일전 승리다. 한일전에서 좋은 경기를 펼친다면 야구 인기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부진을 거듭한다면 팬들의 시선이 싸늘해질 우려가 있다. 일본은 대표팀 승선 여부가 불투명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설득에 나서는 등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본전에는 아무래도 경험이 풍부한 김광현(34·SSG), 양현종(34·KIA) 등 기존 대표팀 에이스들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여 이들의 어깨가 무겁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