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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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에 성공한 청년들… “SSAFY 통해 자신감 얻었어요”

삼성전자 무료 SW교육 성과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 기회 줘
SW개발자로 거듭나 창업까지
아직은 작은 스타트업이지만
차근차근 착실히 키워 나갈 것”

8기 입학… 7월부터 대면수업
삼성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SSAFY)를 수료하고 스타트업을 창업한 이주호씨(왼쪽부터), 김동휘씨, 음영현씨가 서울 강남구 SSAFY 서울캠퍼스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2018년 당시 대학에서 전자 및 정보공학을 전공하던 이주호(32)씨는 “때를 놓쳤다”는 생각으로 한숨짓는 일이 많았다. 개인 사정으로 휴학 기간이 길었고, 뒤늦게 복학했을 때는 주변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그보다 한참 어렸다. 그러던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삼성전자가 무료로 소프트웨어(SW) 교육을 시작한다는 공고를 보고 삼성청년SW아카데미(Samsung Software Academy For Youth·SSAFY)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SSAFY는 국내 정보통신(IT) 생태계 저변 확대와 청년의 취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2018년부터 삼성이 운영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소프트웨어 비전공자였던 이씨는 SSAFY 1기 교육생이 된 이후 차츰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거듭나게 됐다. 1년 뒤인 2019년 SSAFY 1기 교육생 전국 결선 발표회에서 ‘AI(인공지능) 쓰레기통’으로 대상을 거머쥐며 용기를 얻은 그는 대학 동기들과 드론 관련 스타트업을 차렸다. 드론으로 밭에 농약을 자동으로 투하하는 시스템을 농촌진흥청에 납품했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그는 두 번째 도전을 선택했다. 영양제와 정수기, 자동차 등 생활밀착형 상품의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이어드림’에 CTO(최고기술경영자)로 합류했다. 구독경제 데이터를 직접 읽어내 고객의 욕구를 파악한 뒤 새로운 판을 짜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SSAFY 교육생의 1차 목표는 대부분 취업이다. 전공자와 비전공자 모두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 취업 경쟁력을 새롭게 길러 기업에 입사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과감한 도전에 나서는 청년들도 있다. 아직 ‘대박’이나 ‘성공’을 얘기하기는 이르지만, 이들은 취업이 아닌 창업을 선택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음영현(31)씨도 비슷하다. 그는 정보통신공학을 배운 소프트웨어 전공자지만 자신의 역량이 부족하다고 느껴 SSAFY 2기 교육생이 됐다.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나가던 그는 취업을 고려해 ‘괜찮은’ 경력 하나 추가해보려는 생각으로 창업경진대회에 나갔다가 생각하지도 못한 상을 받았다.

 

자신감이 생긴 그는 창업에 나섰다. ‘집에서 즐기는 방탈출게임’ 서비스업체 ‘블랙햇츠’를 만들었다. 온라인 방탈출 게임을 내놓았는데, 시즌1 사용자는 다소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고객이 떠나면 끝이다 싶어 정신이 번쩍 났다”는 그는 시즌2의 모든 단서에 정교함과 상상력을 넣으려고 애썼고, SSAFY 강사의 ‘보강수업’(도움)을 받았다. 여전히 주말도 연휴도 없이 일하고 있지만 블랙햇츠를 계속 성장시키겠다는 그의 꿈은 진행 중이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김동휘(30)씨는 대학 시절 꿈이 없었다. 졸업 시즌이 다가오자 취업은 어떻게든 될 것 같았지만 동기들과의 실력 차가 커 고민이었다. 그때 SSAFY 3기 모집 공고를 보게 됐고, 1년간 교육을 받으면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그는 지인과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웨본’(webon)을 설립했다. 지금은 개발자 두 명에 불과한 작은 스타트업이지만 차근차근 회사 규모를 키워갈 생각이다.

 

이들 청년 3명의 창업을 도운 SSAFY가 13일 서울 강남구 SSAFY 서울캠퍼스에서 8기 입학식을 열었다고 삼성이 이날 밝혔다. SSAFY 8기 교육생은 총 1150명으로 전국 5개 캠퍼스에서 교육을 받게 된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0년 11월부터 전면 온라인 교육을 해왔으나 이달부터 오프라인 수업도 병행하기로 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